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2014년 한 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비단 올해만의 일은 아니지만 2014년 올해도 영화계에는 수많은 일이 벌어졌다. 1760만 명이라는 말도 안 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 등 스코어적인 기록을 제외하더라도, '다이빙벨' 논란,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기적과도 같은 흥행 등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사다난했던 영화계 소식을 모아봤다.
▲ 韓 영화 자존심 세운 '명량'과 애니메이션 최초 1천만 관객 '겨울왕국'
기록적인 면을 본다면 '명량'과 '겨울왕국'을 빼 놓을 수 없다. 두 작품 중 먼저 개봉한 '겨울왕국을 살펴보자. '겨울왕국'은 영화 제목에 걸맞게 겨울이 절정에 이른 1월에 개봉했다. 개봉 이후 천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기까지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평일 개봉 애니메이션 최고 오프닝 기록을 시작으로(이하 애니메이션 기준) 최장기간 박스오피스 1위, 최고 좌석점유율, 흥행 1위를 달성했으며, '아바타'에 이어 두 번째로 외화 천만 관객의 기록을 세웠다.
'겨울왕국'의 인기는 비단 영화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OST 최초로 모든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하기도 했으며, '겨울왕국'의 주인공이 입었던 원피스와 장난감 등 '겨울왕국'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이슈를 일으켰고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전문 성우의 위상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시장에는 인기가 많은 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겨울왕국'은 스타성보다는 실력을 겸비한 전문 성우들의 활약으로 자막 버전뿐만 아니라 더빙 버전까지 인기를 끌었고, 재관람으로 이어졌다. 이것은 곧 '겨울왕국'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저력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영화 중 '흥행'이라는 키워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작품이 있다. 바로 '명량'이다. '명량'의 기록을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언제 깨질지 모르는 그야말로 '기록'이 됐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다룬 작품으로 17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명량'이야말로 매순간 기록이었다. 개봉 첫날은 물론이고, 100만, 200만, 300만 등 천만관객까지 기록과 함께 했다. 평일, 일일, 주말을 막론하고 '명량'의 기록을 새롭게 경신됐고,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은 300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87%가 넘는 높은 좌석점유율로 천개가 넘는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독과점 논란 역시 피해갔다.
'명량'은 그야말로 기록의 연속이었고, 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준 효자 같은 작품이 됐다. '명량'의 기록이 계속해서 세워질 때는 어떤 작품을 누르고, 또 어떤 기록이 경신되는가에 관심이 사라진지는 오래였다. '명량'만이 만들 수 있는 기록이었고, 역대 개봉 영화 1위가 아닌, '명량'만의 기록을 세워가는 중이었다. 그렇게 '명량'은 한국 영화 역사의 한 면을 장식할 기록을 만들어냈다.
▲ 韓 알린 '어벤저스2'vs탕웨이
영화 '명량'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과 탕웨이는 다른 부분의 한국을 알렸다. '어벤져스2'는 한국에서 장기간 로케이션을 진행하면서 영화팬들을 열광케 했고, 탕웨이는 영화 '만추'의 김태용 감독과 결혼을 하면서 전 세계 남성 팬들을 아쉽게 만들었다.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을 지난 4월 약 2주에 걸쳐 서울인근에서 진행됐다. 서울 마포대교와 강남대로, 상암동 DMC 월드컵북로, 청담대교 등지에서 한국의 모습을 담아갔다. 더 많은 히어로들이 방문하길 기대했지만, 일단은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만이 내한해 직접 연기를 펼쳤다.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에 열광한 이유는 '어벤져스'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인 이유도 있었지만 한국 배우 수현이 이 작품에 출연하는 이유도 있었다. 최근 공개된 '어벤져스2' 예고편에는 한국의 거리가 담겨 있어 영화팬들을 미소 짓게 만들기도 했다.
탕웨이. 아시아의 여신 탕웨이가 한국의 김태용 감독과 결혼을 했다. 탕웨이는 과거 '만추'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현빈과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진짜는 바로 김태용 감독이었다.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때 두 사람은 즉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8월 결혼식을 올린 탕웨이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라프레젠테이션에 영화 '황금시대'를 들고 찾아 '시댁'에서의 공식 행사를 진행했으며, "태용을 만난 것은 행운이다"라며 김태용 감독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 논란&이슈의 다큐멘터리 '다이빙벨'·'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해마다 다양성 영화가 의외의 흥행을 거두며 영화팬들의 눈길을 끌어왔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아트버스터'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상업영화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한공주'를 비롯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비긴 어게인' '다이빙벨'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들 중 논란과 이슈를 일으킨 두 작품을 꼽자면 '다이빙벨'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 투입된 다이빙벨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은 이슈와 논란을 동시에 가져왔다.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초청작으로 선정되면서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가 상영중지 성명을 발표했고,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화제 측에 상영 취소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외압설도 불거졌다. 이러한 논란은 '다이빙벨' 전회 매진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정작 상영 당일에는 아무런 잡음도 소란도 없이 상영이 이뤄졌다. 이후 '다이빙벨'은 정식 개봉했고, 이후에도 몇 차례 기자회견을 하며 식지 않은 열기를 자랑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2014년 마지막을 장식한 다큐멘터리다. 76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그들이 공유한 행복, 슬픔, 아픔, 기쁨, 사랑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아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이 작품은 관객들의 입소문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60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일은 이례적이다. 박스오피스를 역주행하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결국 '인터스텔라'를 잡고 흥행 1위까지 올라섰다. 지난 20일까지 2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 2009년 개봉한 '워낭소리'의 흥행(296만)을 넘어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병헌·송혜교…영화계 뒤흔든 논란, 그리고 사과
언제나 웃고 즐길 수 있는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세상살이란 그렇지 못하다. 올해 역시 논란으로 인해 법정에 서야했던 스타도 있었고, 영화 개봉을 앞두고 불거진 사건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바로 배우 송혜교와 이병헌이다.
먼저 송혜교는 탈루였다. 지난 8월 톱스타 S양이 3년간 25억 원을 탈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 주인공은 송혜교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불거진 시기는 송혜교가 오랜만에 한국 영화로 대중들 앞에 서기 직전이었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개봉을 앞둔 송혜교는 영화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 앞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논란을 회피하는 대신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송혜교의 사과문 발표 덕분(?)에 기자간담회에서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나눌 수 있었다.
이병헌은 협박 사건에 휘말렸다. 이 사건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2014년 연예계를 통틀어 가장 큰 이슈가 된 사건이었다. 걸 그룹 그랩의 다희와 모델 출신 이모 씨가 이병헌에게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50억을 요구했다가 체포된 사건이다. 9월초 불거진 이 사건은 여전히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사건의 여파는 생각만큼이나 컸다. 이병헌 주연 영화 '협녀'는 개봉일이 미뤄진 상태다. 현재까지도 개봉을 언제할 지는 미지수다. 이 작품 말고도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와 '내부자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이병헌 사건은 아직 법적공방을 진행중인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사진 = 영화 '명량' '겨울왕국' '어벤져스2' '다이빙벨'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김태용과 탕웨이 웨딩사진, 이병헌, 송혜교]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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