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韓영화, 기대작의 몰락 VS 반전의 성공 [2014년 결산④]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해 영화계는 좀처럼 흥행을 예측할 수 없는 한 해였다. 기대작이 기대만큼의 흥행 성적을 올리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기대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으며 생각지도 못한 존재감을 발산한 작품도 있었다.

특히 영화의 몸집이 크고 톱스타가 출연한 작품일수록 상대적 실망감이 컸다. 톱스타의 오랜만의 스크린 복귀는 기대감을 한 없이 높였고, 전작의 흥행이 뛰어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이 되기도 했다.

우선 ‘군도:민란의 시대’와 ‘역린’은 개봉 전 예상했던 것만큼의 흥행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두 작품 모두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

‘군도:민란의 시대’는 하정우, 강동원,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김성균, 이경영 등 관객들이 사랑하는 배우들이 의기투합 한데다 강동원의 악역 변신으로 연일 화제가 됐다. ‘역린’ 역시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정은채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현빈의 첫 사극 도전으로 이목을 끌었다. 두 작품 모두 국방의 의무를 다한 강동원과 현빈의 본격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군도:민란의 시대’와 ‘역린’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두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은 넘겼지만 ‘군도:민란의 시대’는 500만, ‘역린’은 4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스타캐스팅의 실효성에 의문점을 들게 한 해였던 만큼 영화의 얼굴이 된 스타들의 흥행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차승원과 장진 감독이 뭉친 ‘하이힐’ 그리고 설경구와 박해일의 조합으로 기대감을 높인 ‘나의 독재자’가 40만 관객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우성 주연의 ‘마담 뺑덕’은 50만, 주원부터 설리까지 핫한 젊은 스타들이 출연한 ‘패션왕’은 60만 고지를 넘지 못했으며 장동건 주연의 ‘우는 남자’는 겨우 60만 관객을 넘겼다.

반면 ‘명량’, ‘수상한 그녀’, ‘해적:바다로 간 산적’, ‘끝까지 간다’ 등 색다른 흥행작들이 넘쳐나던 한 해이기도 했다.

176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은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지배적. 개봉 전 흥행 기대감을 한껏 높인 영화기는 했지만 천만을 넘어 역대 기록을 새로 쓸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수상한 그녀’ 역시 의외의 흥행작이기는 마찬가지다. 감동과 웃음을 주는 시나리오이긴 했지만 막강한 티켓파워를 발휘하는 출연배우가 없어 약체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344만명을 끌어 모았다.

또 다른 반전의 흥행작은 바로 ‘해적:바다로 간 산적’과 ‘끝까지 간다’로, 무서운 흥행력을 과시하며 자신들을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해적:바다로 간 산적’은 ‘명량’, ‘군도:민란의 시대’, ‘해무’와 동시기에 개봉, 가장 최약체로 평가 받기도 했지만 누적관객수 866만명을 기록하며 올해 개봉작 중 ‘명량’에 이어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또 이선균, 조진웅이 출연하고 김성훈 감독이 연출한 ‘끝까지 간다’는 웰메이드 영화라는 호평을 불러일으키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 속에서도 약 350만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명량’, ‘해적:바다로 간 산적’, ‘끝까지 간다’, ‘하이힐’, ‘역린’, ‘군도:민란의 시대’ 포스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