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kt wiz에 새 둥지를 튼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 지난 2년간 롯데 자이언츠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임무를 완벽 수행했다. '특급 에이스'급 성적은 아니었지만 묵묵히 희생하며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그의 공을 잊어선 안 된다.
롯데는 올 시즌이 끝나고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다. 옥스프링과 쉐인 유먼, 루이스 히메네스 모두 팀을 떠났다. 이 자리는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이상 투수), 짐 아두치가 대신하게 됐다. 유먼은 한화로 떠났고, 옥스프링은 22일 kt와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했다.
옥스프링은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08년(당시 LG 트윈스) 이후 5년 만의 복귀였다. 복귀 첫해 30경기에서 완봉승 포함 13승 7패 평균자책점 3.29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4월 4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부진했으나 이후 꾸준한 투구로 선발진에 힘을 보탰고,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올해는 3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20으로 1점 가까이 올랐으나 10승(8패)을 따내며 제 몫을 해냈다. 2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자질도 유감없이 보여줬고, 16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올해 롯데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롯데가 옥스프링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키며 재계약 의지를 보인 이유다.
무엇보다 팀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롯데뿐만 아니라 LG 시절에도 그랬다. 110구 이상 던지고도 승리를 못 챙기는 날에도 "내 잘못"이라고 했던 옥스프링이다. 승리를 따내고는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 편하게 던졌다. 타격과 수비가 잘 이뤄져 내 승리도 따라왔다"며 공을 돌렸던 그다.
특히 올 시즌 옥스프링이 소화한 184⅓이닝은 앤디 밴 헤켄(넥센, 187이닝)에 불과 2⅔이닝 뒤진 리그 2위. 팀 내 압도적 1위였다. 지난해에도 183⅓이닝을 소화해 유먼(193⅓이닝)에 이은 팀 내 최다이닝 2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돌았다는 얘기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5.19로 무너진 롯데 마운드에서 옥스프링은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kt도 옥스프링의 영입을 무척 반기고 있다. 조범현 kt 감독은 "신생구단으로서 다른 외국인 선수의 빠른 리그 적응을 위해 국내 경험이 풍부한 리더가 필요해 전략적으로 영입했다"며 "기량면에서도 이닝 소화능력이 우수해 안정적으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이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지금까지 보여준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는 얘기다.
비록 옥스프링이 뛴 2년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채 5위와 7위에 머물렀다. 옥스프링 본인도 가을야구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국내 무대에서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옥스프링은 롯데에서 뛰는 2년간 변수가 아닌 상수였다. 확실히 계산이 서는 투수였다는 얘기다. 동료들을 어우르는 인품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kt도 주저 없이 그를 지명했다. 롯데로선 옥스프링의 공로를 잊어선 안 된다.
[호수비를 선보인 박준서와 하이파이브하는 크리스 옥스프링(왼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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