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SK는 달랐다.
25일 잠실학생체육관. SK가 경기 전, 하프타임에 베테랑 가드 주희정에 대한 자체 시상식을 개최했다. 주희정은 22일 LG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해 프로통산 최초로 정규시즌 900경기 출전 대기록을 세웠다. 25일 기준으로 901경기 출전. 통산 최다출전 2위는 KCC 추승균 코치의 728경기. 현역 2위는 오리온스 임재현의 605경기. 주희정이 고려대를 중퇴했고 군 복무를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누적 커리어를 쌓는 데 유리한 부분은 있었다.
그러나 주희정은 지난 18시즌간 단 10경기에만 결장했다. 한 마디로 자기관리의 신이다. 주희정은 경기 수뿐 아니라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통산 기록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그러나 주희정의 대기록 달성 순간은 매우 초라했다. KBL은 물론이고 창원에서도 그 어떤 이벤트도 열리지 않았다. 그만큼 KBL과 한국농구는 대기록에 무심하다.
KBL은 통산 경기수 시상을 500경기 단위로 한다. 100경기 단위로 의미있는 기록이 나왔을 땐 특별 시상으로 대체한다. 특별 시상 역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KBL이 언론의 계속적인 지적에 사실상 급조한 것이다. 결국 KBL 김영기 총재는 이날 주희정 900경기 출전 특별 시상식에 직접 참가했다. 상대팀 삼성 이상민 감독 역시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KBL은 경기 전 주희정에게 김 총재를 통해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특별시상이라도 실시한 건 괜찮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홈 팀 SK의 준비가 더 돋보였다. SK는 이날 하프타임에 따로 주희정 시상식을 마련했다. 우선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주희정의 농구인생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이어 주희정의 팀 후배 박상오와 김선형, 문경은 감독과 팬클럽의 축하 메시지를 방영했다. 잠실학생체육관을 가득 채운 SK 팬들은 모두 감격에 잠겼다.
끝이 아니었다. SK 이성영 단장이 직접 주희정에게 백넘버 9번이 새겨진 900경기 출전 기념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전달했다. 주희정은 SK의 세심한 관심에 진심으로 행복한 표정이었다. 주희정은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SK가 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결국 성의 문제다. KBL이 각 구단과 조금만 협조하면 얼마든지 스타들의 대기록을 기리고, 추억할 수 있다. 언론이 수 없이 지적했지만, KBL은 소극적이다. 오히려 SK가 대기록을 작성한 베테랑 스타를 제대로 예우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심지어 SK는 이날 경기 도중 박상오의 3600점, 애런 헤인즈의 6100점 등을 전광판에 홍보하며 축하해줬다. 사소한 기록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
주희정도, SK 팬들도 감동적인 크리스마스였다. KBL 김영기 총재는 SK가 마련한 시상식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주희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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