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영화 '유아 낫 유'가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 했을 법한 이야기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유아 낫 유'는 어느 날 갑작스레 루게릭 선고를 받게 된 유명 피아니스트 케이트와 손만 댔다 하면 실수투성이인 천방지축 가수 지망생 벡이 그려내는 특별한 우정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모든 것이 완벽한 피아니스트 케이트는 아름다운 외모와 근사한 집, 멋진 남편과 화려한 커리어까지, 누구나 꿈꾸는 삶을 살아온 여자다. 생일날 아침에는 "70살 생일에도 오늘처럼 예쁠 거라고 약속해줘"라는 남편의 달달한 축하 인사를 받으며 깨어나고, 친구들은 그녀가 직접 차린 요리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일에서도, 가정에서도 성공한 케이트를 보며 30대 여성들은 모두 부러움의 탄식을 쏟을 만하다. 하지만 루게릭 선고를 받은 이후, 늘 정갈했던 헤어스타일과 화장, 옷 입는 것까지 혼자서 할 수 없게 된 일상 또한 여성들에겐 특히 절절한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그런 그녀를 위해 아침이면 손수 꼼꼼히 화장과 의상을 손질해주는 남편 에반. 훤칠한 외모에 능력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였던 그가 아픈 자신 때문에 희생하는 것이 두려운 그녀는 홀로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남편이지만 그의 삶을 망치게 될까 걱정하는 케이트의 마음은 때때로 갑자기 병을 얻게 됐을 때 어떻게 가정을 지켜야 할지 고민했던 주부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늘 타인의 시선 속에 가장 우아한 모습으로 남고 싶었던 케이트가 드디어 자신의 틀을 깨고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소소한 일탈에 소녀처럼 즐거워하는 장면들은 일터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짜여진 일상에 지쳤던 여자들에게 대리만족의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밤이면 클럽을 전전하고, 아침엔 숙취에 시달리고, 낮에는 케이트의 집에서 사고치는 것이 일상인 가수 지망생 벡의 이야기는 특히 10대, 20대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살 것으로 보인다. 삶의 목표도, 의지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청춘을 대표하는 그녀는 명망있는 부모님의 기대와 한심하게 바라보는 주위 시선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가수가 되고 싶지만 무대 공포증이 있고, 사랑을 하고 싶지만 주위엔 못 믿을 남자들뿐이다. 그저 더 나은 성적과 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정신없이 달려왔던 20대 여자들이라면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좋은 음악이 나오면 마음껏 춤추고, 깜짝 놀랄 실수에도 박장대소 하고 말아버리는 벡의 유쾌함은 현실에 지쳐있던 그녀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전하며 훈훈한 힐링을 선사할 것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여자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애잔한 감성으로 담아낸 '유아 낫 유'는 2015년 1월 말 개봉 예정이다.
[영화 '유아 낫 유' 스틸컷. 사진 = ㈜마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