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희비쌍곡선.
KCC 김태술과 하승진의 몸 상태가 딱 그렇다. 김태술은 대표팀 후유증이 있었다. 시즌 초반 각종 잔부상에 시달려 KGC시절 경기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중반엔 허리통증으로 한동안 결장했다. 그래도 허리통증에서 회복한 뒤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 1일 삼성전서도 전체적인 페이스가 올라오는 걸 입증했다.
하승진은 공익근무요원 소집해제 이후 빠른 속도로 경기력을 끌어올려왔다. 득점은 많지 않아도 결정적인 리바운드를 많이 걷어내며 팀 공헌도를 높인 건 단연 인상적인 대목. 그러나 악재가 터졌다. 지난해 12월 9일 SK전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KCC는 하승진이 결장한 7경기 모두 패배했다. 하승진은 우여곡절 끝에 1일 삼성전서 복귀했다. 팀은 7연패를 끊었지만, 복귀전 4쿼터 초반 삼성 리오 라이온스의 팔꿈치에 코를 가격 당해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하승진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던 터라 KCC로선 아쉬움이 2배. 확실히 꼬이는 느낌.
▲ 결집되지 않는 경기력
강팀의 기본조건. 개개인의 강한 기량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더 강력한 팀 조직력으로 환산되는 것. KCC는 김민구 교통사고 악재 속에서도 김태술, 하승진, 타일러 윌커슨의 만남이 화제를 모았다. 개개인의 장점이 확실한 카드들. 그러나 이들은 제대로 뭉치지 못했다. 하승진은 생각보다 좋은 기량을 보여줬으나 홀로 높은 지배력을 꾸준히 보여주기엔 약점(트랜지션, 수비범위)도 확연했다. 윌커슨 역시 확실한 득점력과는 별개로 많은 볼 소유욕과 팀 밸런스 파괴라는 고민이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게임메이커 김태술이 적절히 조율할 수 있다. 그럴 위치까지 올라온 국내 최고의 포인트가드. 하지만, 그동안 자신의 몸 상태를 관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팀 경기력이 최상 수준으로 결집될 시간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태술과 하승진이 나란히 부상으로 쓰러진 뒤 김태술부터 복귀해 서서히 경기력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하승진이 돌아오자마자 또 쓰러지면서 극명한 희비쌍곡선을 그리게 됐다.
결국 KCC는 김태술과 하승진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정민수, 정의한, 신명호 등을 앞세워 저득점 농구, 즉 수비농구를 했다. 강력한 몸싸움과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속공을 내세웠다. 여기에 타일러 윌커슨의 해결사 능력이 결합됐다. 상위권 팀들을 적지 않게 괴롭혔다. 7연패 기간 10점차 이상 완패는 단 2경기.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기본적인 화력에서 밀렸고 승부처에서 버텨내는 힘이 약했다. 결국 김태술과 하승진이 정상적으로 가세해야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결론. 김태술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강력한 수비와 빠른 트랜지션을 즐기는 KCC 국내선수들과 잘 맞는 부분이 있다. 문제는 하승진, 윌커슨과의 호흡. 1일 경기서 하승진이 김태술의 패스를 받아 몇 차례 골밑 득점에 성공했다. 그래도 허재 감독은 “태술이와 2대2 픽앤롤이 안 맞는 부분이 있다. 연습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라고 했다. 하승진의 향후 행보가 불투명한 상황. KCC는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또 다시 차질을 빚게 됐다.
▲최대관건, 하승진 복귀시점
허 감독은 삼성전을 앞두고 “승진이는 어제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빡빡한 스케줄상 선수들에게 강하게 운동을 시킬 수 없다. 그래서 승진이의 정확한 몸 상태를 잘 모르겠다. 일단 투입 시기를 잘 봐야겠다”라고 했다. 그만큼 하승진 투입에 신중했다. 그는 “게임 체력은 떨어졌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실제로 그랬다.
그럼에도 하승진을 투입했던 건 삼성을 상대로 반드시 연패를 끊고 싶었고, 근본적으로 하승진의 성공적 결합 없이는 대반격이 쉽지 않다는 걸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KCC는 하승진이 언제 돌아오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하승진은 정황상 코뼈 수술이 불가피하다. 몇 경기 결장이 예상된다. 뼈가 어느 정도 아물어야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물론 코뼈 보호대를 착용할 경우 시야, 집중력 등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9승23패로 9위. 22경기를 남겨뒀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잔여 일정. 6위 kt에는 6경기 뒤진 상황. 일단 김태술이 기존 선수들과의 조직력을 꾸준히 끌어올리면서 하승진의 정상적 합류를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보여줬던 강력한 수비농구 컨셉도 유지해야 한다. 그런 다음 김태술과 외국인선수들, 김태술과 하승진의 공존과 같은 각종 과제들을 해결해나가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대역전 6강을 노리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분명 쉽지는 않다. 하승진 부상으로 꼬이는 KCC다.
[하승진(위), 김태술(가운데), KCC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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