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이대로면 포스트시즌도 장담할 수 없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현재 8승 11패(승점 27)로 리그 5위에 머물러 있다. 새해 첫날인 전날(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전서도 세트스코어 0-3(25-27 18-25 22-25) 완패해 3연패에 빠졌다. 팀 공격성공률은 42.53%에 그쳤고, 승부처에서도 갈팡질팡하며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무엇보다 공격과 리시브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쉽다. 올 시즌 현대 팀 득점(1559점)과 공격종합(50.17%), 서브(세트당 0.729개)는 리그 7개팀 중 6위다. 블로킹(세트당 2.614개) 2위에 올라 있지만 공격이 저조하다 보니 승률은 5할을 밑돌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부진의 늪에서 허덕였다. 믿었던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가 무릎 부상에 시달리는 등 고전한 게 컸다. 지난 시즌 맹활약으로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올 시즌 8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0.63득점 공격성공률 5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무릎이 좋지 않아 타점이 떨어졌고, 서브의 위력도 감소했다. 초반 10경기 성적이 3승 7패였다.
결국 지난해 11월 24일 새 외국인 선수 케빈 레룩스를 영입하며 반전을 노렸고, 뜻대로 되는 듯했다. 케빈 합류 이후 6경기에서 5승 1패로 순항하며 8승 8패, 5할 승률을 맞췄다. 그러나 최근 3경기를 모두 패해 다시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케빈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23.1점을 올리고 있으나 공격성공률이 44.62%로 좋지 않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수비 이후 공격 성공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최근 2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16점을 올리는 데 그친 케빈이다.
문성민이 19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6.89득점 공격성공률 52.53%로 활약 중이지만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미미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박주형과 임동규가 번갈아 나서는 윙리시버 자리도 불안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박주형이 3라운드부터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것과 여오현이라는 확실한 리베로의 존재가 위안거리다. 신인 세터 이승원도 다듬어야 할 원석이다.
또 하나의 악재는 연말을 뜨겁게 달군 임대 트레이드 철회 사태. 지난해 12월 29일 현대캐피탈은 서재덕을 받아오는 대신 권영민과 박주형을 내주는 1대2 임대 트레이드 단행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틀 뒤 KOVO의 행정 절차상 실수로 인해 트레이드가 철회됐다. 선수들은 두 번 상처를 받았다. 실제로 전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주형과 권영민의 얼굴은 어두웠다. 김 감독도 "선수들이 상처받아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현대캐피탈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봄 배구'를 거른 적이 없다. 최소 플레이오프까지는 나갔다. 그런데 올 시즌 이대로라면 4위까지 주어지는 준플레이오프 티켓도 손에 넣기 쉽지 않다. 물론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장담하긴 어렵다. 선수 구성은 크게 바뀔 게 없어 분위기 전환을 노리는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어떻게 분위기를 살리느냐가 중요하다"며 "빠른 시간 안에 팀을 정비해서 다음 경기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케빈이 처음 왔을 때처럼 활기찬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어떤 경기도 소홀히할 수 없다. 지더라도 승점을 따야 한다"며 "한 경기도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영화보다 재밌는 배구'라는 현대캐피탈의 올 시즌 슬로건처럼, 드라마틱한 반전은 일어날까.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선수들. 사진 = 현대캐피탈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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