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3·레버쿠젠) 원톱론이 뜨겁다. 헌데 포커스가 ‘위치’에만 쏠려있다. 중요한 건 ‘활용’ 방법이다. 부임 후 ‘유연성’을 강조해 온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생각하는 ‘원톱’ 손흥민은 포지션 파괴에 따른 ‘제로톱’일 가능성이 높다.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 슈틸리케호의 최대 고민은 ‘최전방’이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 박주영(알샤밥)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외됐다. 이근호(엘자이시), 조영철(카타르), 이정협(상주)이 발탁됐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손흥민 원톱론이 제기된 건 그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명단 발표 기자회견서 “손흥민의 최전방 기용은 좋은 아이디어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서 실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손흥민은 원톱 이동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위치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를 들은 슈틸리케 감독도 손흥민의 의견을 존중했다. 그는 “선수가 뛰기 껄끄러운 자리에 투입되면 최대 역량을 끌어낼 수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에 뜨끔했던 것일까. 손흥민은 곧바로 “감독님이 원톱으로 뛰라면 뛰는 게 당연하다”며 멋쩍은 듯 웃었다.
손흥민의 전방 이동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팬들은 ‘골잡이’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 손흥민은 ‘산소탱크’ 박지성(34) 은퇴 후 한국에서 가장 핫 한 공격수다. 그런 측면에서 ‘원톱’ 손흥민은 무척이나 달콤하게 들린다.
하지만 냉정히 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손흥민은 원톱에 최적화된 선수가 아니다. 소속팀 레버쿠젠에서도 전방에 선 경험이 없다. 상대를 등지는 것보다 공간을 향해 뛰어가는 플레이에 능하다. 손흥민이 올 시즌 전반기에 11골을 넣었다고 해서 그가 전방에서 골을 많이 넣어 줄거란 생각은 단순한 발상이다.
함부르크 시절을 언급하는 팬들이 있지만 그것 또한 어디까지나 옛날이야기다. 더욱이 당시에는 함부르크가 역습 위주의 전략을 펼치던 때다. 반면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후보다. 역습을 하는 것보다 당하는 상황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것을 모를 리 없다. 그는 한국 지휘봉을 잡은 뒤 지속적으로 ‘유연성’을 강조했다. 앞선 감독들이 측면에만 세웠던 조영철을 최전방에 두고 제로톱을 가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때문에 손흥민 원톱 실험도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포지션 체인지에 초점을 둘 공산이 크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컵 명단에서 공격수들의 특징은 ‘멀티 플레이어’다. 이근호, 조영철, 남태희(레퀴야), 김민우(사간도스), 이청용(볼튼) 모두 전후방부터 좌우 날개까지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 ‘원톱’ 손흥민도 이들 틈에서 하나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한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 레버쿠젠에서 칼하노글루, 벨라라비 심지어 키슬링과도 수시로 자리를 바꿨던 손흥민에게 익숙한 플레이다.
다만 시간이 부족하다. 계속된 포지션 체인지는 조직력이 핵심이다.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힘든 부분이다. 잘되면 상대가 혼란스럽지만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혼란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실험이 필요하다. 해보지 않고선 성공여부를 알 수 없다. ‘원톱’ 손흥민이 가동될 사우디아라비아(4일 오후 6시,한국시간)와의 최종 평가전에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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