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고투저. 올해는 과연 어떨까.
2014년 국내야구는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을 보냈다. 리그 타율이 무려 0.289. 리그 평균자책점도 5.21. 국내야구 태동 33년만에 최고의 기록. 과연 올해는 어떨까. 정황상 이 기록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사상 최초 리그 타율 2할9푼대, 사상 최초 2년 연속 리그 평균자책점 5점대를 찍을 수 있다는 의미.
올 시즌은 144경기 체제의 원년. 10구단 kt가 1군에 가세한다. 정규시즌 경기 수가 576경기서 720경기로 늘어난다. 지난 2년간 9구단 체제로 운영되면서 불규칙적으로 잡혔던 4일 휴식기도 이젠 없다. 3월 말부터 9월 중순, 우천연기 경기 포함 10월 초(추정)까지 쉼 없이 기나긴 페넌트레이스를 소화할 예정이다.
▲휴식기 없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휴식기가 은근히 기다려진다. 다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는 말을 몇 차례 했다. 애당초 현장이 9구단 체제에 아쉬움을 표한 게 불규칙적인 휴식기였다. 선수들의 경기 리듬을 끊어 경기력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시즌 중 휴식기에 적응하자 지난 시즌에는 슬슬 류 감독과 비슷한 뉘앙스의 반응이 나왔다. 선수들도 장기레이스를 소화하는 도중에 적절히 쉬면서 체력 안배를 했다.
주전급 선수들은 7~8월을 지나면서 체력 소모가 크다. 정확히 말하면 투수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 감독들은 지난 2년간 휴식기를 통해 선발로테이션을 적절히 조정해왔다. 에이스를 당겨쓰기 위함도 있었지만, 체력이 떨어진 선발투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의미도 있었다. 휴식기를 통해 한 텀을 거른 선발투수들이 다음 경기서 힘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시즌 내내 연투에 시달린 불펜 필승조 역시 4일 휴식기에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며 다음을 대비해왔다.
그러나 이젠 그럴 수 없다. 투수들의 휴식기는 매주 월요일과 올스타전 휴식기 4일. 쉼 없이 144경기를 치른다. 선발투수는 최대 4~5차례 더 등판해야 하고, 불펜 필승조는 10경기 이상 더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6선발을 보유한 팀이 순위싸움서 가장 유리하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현실은 확실한 5선발을 갖춘 팀도 그리 많지 않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실력 차가 거의 없는 팀도 많다. 때문에 결국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투수들의 힘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재배적이다. 물론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타자들도 지친다. 지난해도 시즌 막판에는 타자들의 기록 지표가 떨어졌다. 하지만, 타자들은 쉼 없이 감각을 유지하면서 애버리지를 높일 수 있다.
▲약체가 있다
올 시즌 순위다툼은 지난해 이상으로 뜨거울 전망. 지난해 4강에 들었던 팀들은 물론이고 FA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한 두산과 한화, FA 5인방을 고스란히 지킨 SK도 만만찮을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신생구단 kt, FA를 빼앗긴 롯데, 리빌딩에 돌입한 KIA는 전력이 약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단 kt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서 1년을 보내며 경험을 쌓았고, FA와 20인 보호선수 외 1명 지명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외국인선수도 4명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1군서 기존팀들을 상대하는 건 버거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객관적으로 봐도 전력이 약하다. 9구단 NC도 1군 원년 2013년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와 KIA 역시 적지 않게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투수 파트에서 누수가 크다.
물론 시즌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국내야구는 최근 몇 년간 큰 기대를 모았던 팀들 중 1~2팀이 꼭 고전했다. 대신 전력이 약할 것이라 평가됐던 팀이 돌풍을 일으키며 중위권 경쟁을 펼친 케이스도 있었다. 하지만, 전력이 약한 팀들이 초반부터 밀릴 경우 상위권 팀들의 승수쌓기 집중 타깃이 된다. 상위권 팀들과 이들의 격돌서는 필연적으로 타격전이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애버리지가 떨어진 타자들도 하위권 팀들의 약한 투수들을 만나 애버리지를 조율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타고투저를 극대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변수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부터 스트라이크 존 높은 코스를 약간 더 잡아주려고 한다. 지난 시즌에도 후반기 들어 스트라이크존이 약간 넓어지면서 타고투저가 살짝 둔화됐다는 야구관계자들의 설명이 있었다. 또 스피드업 시행으로 배터박스에 들어간 타자는 타격을 완료할 때까지 두 발을 모두 벗어날 수 없다. 이런 변화가 타고투저 완화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타고투저 현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야구장 전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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