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총체적 난국이다.
개막 8연승을 내달렸던 오리온스. 이후 25경기서 9승16패, 수직 하강하고 있다. 선두경쟁서 밀린 건 오래 전 일. 최근 3연패로 5할 승률마저 위협받는 신세. 4위인데, 많이 불안하다. 5위 전자랜드와 6위 kt의 기세가 상대적으로 더 좋다. 시즌 초반 9연패와 8연패로 흔들렸던 팀들. 그런 두 팀에 개막 8연승한 팀이 뒤처질 위기에 놓였다.
모든 부분이 흔들린다. 1~2군데를 손질한다고 해서 될 게 아닌 듯하다. 추일승 감독은 4일 동부전을 앞두고 “수비시스템을 바꾼 이후 흔들렸다. 올스타브레이크에 다시 바꿔야 할 것 같다. 부상 중인 선수들의 몸 상태도 많이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현 시점서 올스타브레이크는 오리온스의 마지막 기회다. 여기서 더 추락할 경우 6강 플레이오프도 장담할 수 없다.
▲흔들리는 수비와 오리온스 현주소
추 감독은 “가장 큰 문제는 수비”라고 했다. 추 감독은 개막 8연승 이후 팀이 주춤하자 수비시스템을 바꿨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선수들에게 맨투맨과 지역방어의 세밀한 동선조정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추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시즌 초반 흔들리자 수비시스템을 바꿔 반등에 성공했다. 수비가 되지 않는 선수는 쓰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겉으로는 kt와의 4-4 대형트레이드로 공격력이 강화된 게 컸다. 하지만, 한 농구관계자는 “추 감독이 수정한 수비시스템이 트레이드 이후에도 성공적으로 뒷받침되면서 치고 올라갔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진 실패다. 추 감독은 뼈 아픈 사실 한 가지를 공개했다. “결국 재석이와 승현이다”라고 했다. 선수 탓이 아니었다. 4년차 장재석과 신인 이승현이 프로 특유의 수비시스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함축적 의미. 추 감독은 “로테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실제 오리온스가 지는 패턴을 보면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외곽포를 많이 맞았다. 결국 외곽 수비로테이션의 균열이 원인이었다.
수비로테이션은 유기적이어야 한다. 스위치 과정에서 빈틈이 생기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재석과 이승현이 이 부분이 취약한 건, 대학 무대에서 제대로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 무대서 자신보다 신장이 큰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외곽수비를 거의 해보지 않았고, 외곽에서의 수비로테이션 역시 참여해본 경험이 없었다. 이 부분은 작년 여름 대표팀 유재학 감독이 이승현에게 지적한 부분과도 일치한다. 당시 유 감독은 이승현의 외곽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지만, 결국 뉴질랜드 전지훈련 이후 이승현을 오리온스로 돌려보냈다.
한편으로 이 부분은 오리온스의 냉정한 현주소다. 시즌 초반 오리온스와 함께 잘 나갔던 모비스와 SK는 여전히 선두 경쟁 중이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하락했다.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단순히 이 문제만 원인이 아니다. 결국 수년간 주전들이 호흡을 맞춰왔고, 챔피언결정전 같은 큰 경기를 체득한 노하우가 있는 모비스 SK와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멤버가 많이 바뀐 오리온스의 수비조직력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추 감독 역시 “아무래도 급조된 팀이라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어쩔 수 없는 현실. 그러나 다른 방법은 없다. 틈틈이 최대한 메워야 한다. 올스타브레이크에 집중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공격 동선 재조정
개막 8연승 당시 오리온스의 공격력은 원활했다. 트로이 길렌워터, 이승현, 장재석으로 이어지는 빅 라인업 위력이 대단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길렌워터와 이승현의 동선 밸런스가 깨졌다. 추 감독은 이승현에게 외곽 플레이, 특히 퍼리미터(자유투 라인 뒤와 3점슛 라인 사이)에서의 효율적인 볼 처리를 지시했다. 이승현과 팀 모두를 위한 방법이라는 게 추 감독 견해.
이를 위해선 길렌워터가 내, 외곽을 오가되, 골밑에 좀 더 집중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나 길렌워터는 외곽으로 자주 나왔다. 이러면서 공격 동선이 엉켰다. 또 상대팀이 이현민을 집중 수비하면서 골밑에 제때 볼을 투입하지 못했다. 그러자 답답함을 느낀 길렌워터가 외곽으로 나온 측면도 있었다. 이 부분은 오리온스의 약한 가드진에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길렌워터의 변화가 필요했다. 추 감독도 길렌워터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런 점에서 동부전은 의미가 있었다. 길렌워터는 1쿼터에만 10점을 올렸는데, 대부분 골밑에서 패스를 받아 손쉽게 득점을 만들었다. 오리온스 공격도 잘 풀렸다. 최근 경기들을 보면, 길렌워터의 골밑공격 비중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빅 라인업 파괴력 부활도 여기서 시작된다.
그런데 여전히 불안하다. 오리온스는 최근 모비스와 동부의 2-3 매치업 존을 옳게 공략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던 모비스의 매치업 존은 끝내 극복하지 못했고, 동부를 상대로는 3쿼터 중반 이후 공략하며 추격했다. 최근 오리온스는 확률 높은 외곽슈터 허일영이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효율적인 하이포스트 볼 투입과 정교한 패스플레이가 나올 경우 허일영이 충분히 3점포로 요리할 수 있다.
추 감독은 “수비가 무너지면서 공격도 엉키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지역방어든, 맨투맨이든 공략법은 활발한 움직임과 공간창출이 기본. 물론 4라운드 중반이라 체력적 부담은 있다. 결국 적절히 쉬면서 훈련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올스타브레이크에 상대 지역방어 격파해법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부상 중인 김도수와 김동욱의 몸 상태 관리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수비 이해도가 높다. 마지막 전력 끌어올리기 작업.
오리온스는 7일 KCC전 이후 14일 SK와의 원정경기까지 올스타브레이크를 갖는다. 올 시즌 명운이 걸렸다. 그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길렌워터(위), 이승현(아래). 사진 = 고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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