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 조금씩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
현재 여자농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중 1명은 단연 하나외환 포인드가드 신지현이다. 174cm로 국내 여자농구에선 장신가드에 속한다. 신지현은 2년차를 맞아 박종천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가드 출신 신기성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고 있다.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하나외환에서도 단연 핵심멤버. 18경기서 평균 25분26초간 뛰며 5.6점 2.7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수치상으로는 그리 뛰어나지 않다.
그러나 잠재력만큼은 역대급이라는 게 농구관계자들 평가. 공격적 재능이 뛰어나고, 볼을 컨트롤 하는 센스도 갖췄다. 20세의 나이에, 선배들과 매치업 되면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졸 출신이 대다수인데다 베테랑 의존도가 높은 여자농구서 저연차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박종천 감독은 “독한 부분이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중요한 건 신지현이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느냐다. 그런 점에서 현재 WKBL을 주름잡고 있는 젊은 가드들의 활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을 보면, 신지현의 발전 방향과 속도, 향후 4~5년 정도의 모습이 어느 정도는 예측이 된다.
▲같으면서 다른 공격형 가드
일단 이미선, 최윤아는 논외로 하자. 이미선은 현역 끝물이다. 여전히 노련하다. 국내 톱클래스 포인트가드. 테크닉, 노련미 등 모든 걸 갖춘 국내 유일한 가드다. 하지만, 정점에선 내려오고 있다. 최윤아 역시 30대로 접어든데다, 부상 후유증과 재활로 비 시즌 운동량이 적었다. 때문에 기복이 심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우리은행 박혜진 이승아, KDB생명 이경은. 올 시즌 이경은이 완벽하게 부활하면서 여자농구 가드진 세대교체가 완벽하게 이뤄진 느낌이다. 현 시점에선 당연히 이들 3인방이 주축이다. 신지현은 이들의 후발주자.
세 사람은 전통적 의미의 포인트가드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2번에 가까운 공격형 듀얼가드. 그러나 여자농구 관계자는 “포인트가드의 의미가 달라졌다. NBA만 봐도 듀얼가드들이 1번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득점력이 뛰어나지만 경기운영도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들 3인방은 비슷한 부분이 있다. 경기조율능력은 상대적으로 약간 떨어지지만 공격력은 최상급이다. 신지현도 마찬가지 스타일.
세부적으로 파고 들면 다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들 4인방 중에선 이경은이 완성형 가드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 오랜 부상을 털어내고 제 기량을 회복했다. 작년 여름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실전 감각도 채웠다. 이 관계자는 “(신지현까지 포함) 4명 중에선 패스능력이 제일 좋다. 경기운영 역시 가장 안정적이다”라고 했다. 실제 이경은은 부상에서 완쾌되면서 특유의 파괴력을 완벽하게 회복한 모습. 203cm의 린제이 테일러의 입맛에 맞는 랍패스를 정확한 타이밍에 넣어주는 모습은 단연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속공전개능력과 마무리, 중거리슛도 수준급이다. 이경은은 5일 우리은행전서 박혜진, 이승아 듀오에게 판정패했다. 하지만, 올 시즌 전체적인 활약에선 두 사람보다 약간 더 좋다. 팀 성적에 가렸을 뿐, 대다수 관계자들의 냉정한 평가.
박혜진과 이승아는 이경은과 또 약간 다르다. 두 사람의 최대 장점은 단연 승부처에서의 폭발력. 5일 KDB생명전서도 입증했다. 상대적으로 돌파력과 외곽슛 능력 모두 박혜진이 이승아보다 약간 앞선다. 반대로 수비력은 이승아가 박혜진보다 좀 더 좋다. 그러나 박혜진은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고, 이승아는 올 시즌 정확한 3점포를 갖췄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점점 완성형 가드로 나아가고 있다. 대신 두 사람은 이경은이 갖고 있는 패스센스가 부족하다. 물론 이경은에겐 박혜진과 이승아가 갖고 있는 승부처에서의 폭발력은 부족하다.
▲신지현의 보완점과 미래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는 “혜진이와 승아가 처음부터 좋았던 게 아니다. 피나는 노력과 엄청난 운동량이 뒷받침됐다”라고 했다. 이어 “지현이는 선일여고 후배다. 눈 여겨 보고 있다. 많이 좋아진 것 같더라”고 칭찬했다. 여자농구 최고가드 출신 전 코치 시선은 객관적이고, 냉정했다. 현 시점서 이미선을 제외하고 젊은 4인방 중 최고 가드는 이경은이라고 봤다. 그러나 잠재력은 이승아가 가장 많이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팀에 있는 신지현에 대한 평가는 고사했으나, 신지현 잠재력 역시 매우 뛰어난 수준으로 봤다.
하나외환 박종천 감독은 “신지현을 주위에서 많이 띄워주더라. 하지만, 아직 멀었다. 주접 떨거나 건방 떨면 안 된다. 당차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아서 좋다”라고 했다. 박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면 신지현에게 또 다시 많은 훈련을 소화시킬 계획이다. “못 따라오면 낙오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주원 코치는 “네 사람 모두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국가대표에 동시에 뽑히면, 흥미로울 것 같다. 네 사람이 1~2번을 나눠서 보면 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신지현이 가장 뒤처진다. 선배 가드 3명과 비슷한 공격형 가드지만, 이경은의 패스센스와 경기운영능력, 박혜진의 승부처 폭발력, 이승아의 극강 수비력 모두 신지현이 뒤처진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이제 만 20세다. 파워, 운동능력 모두 정점에 이르지 못했다. 전 코치는 “박혜진과 이승아도 강한 훈련을 통해 파워와 경쟁력을 키웠다”라고 했다. 신지현 역시 체계적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벌크업을 해야 한다. 국제무대서 살아남기 위해선 필수 과제. 그리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29일 삼성전서는 경기 막판 이미선에게 결정적인 스틸을 헌납하며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신지현이 젊은 가드 3인방, 그리고 현재 톱클래스 가드 이미선의 장점마저 흡수한다면 전 코치와 이미선을 잇는 국보급 가드로 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녀에겐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지금 신지현은 이경은 박혜진 이승아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이경은은 정점으로 올라섰고, 박혜진과 이승아도 뒤를 따르고 있다. 신지현마저 성장한다면, 4~5년 뒤 국내 여자농구 가드 지형도는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 그들이, 특히 신지현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렸다.
[위에서부터 신지현, 이경은, 박혜진, 이승아. 사진 = W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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