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낼 kt 위즈는 신생팀 혜택으로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특별지명과 자유계약선수(FA) 영입으로 선수 구성에 구색을 갖췄지만 선수들 대부분이 어린 선수들이어서 이들 외인 4인방의 활약은 kt의 첫 해 운명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kt는 오는 16일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해 1차 훈련을 가진다. 이후 다음달 18일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3월 초까지 나머지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과 기존 어린 선수들의 기량 파악과 최적의 전력 구성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스프링캠프의 중요성은 누구보다도 kt의 수장인 조범현 감독이 잘 알고 있다. 조 감독은 지난달 “바깥에서 본 선수들이 많아 선수들의 장단점을 정확한 점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선수들에 대한 궁금한 점이 많은데 스프링캠프에서 잘 파악해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야수와 투수 중 더 많은 걱정이 되는 부분은 투수다. 확실한 불펜 자원이 마땅치 않은데다 국내 투수들 중 4~5선발을 믿고 맡길만한 후보가 다른 팀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1~3선발을 맡아줄 것으로 예상되는 외인 투수 3명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kt는 지난해 말 외국인 투수 3명의 영입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함께 했던 앤드류 시스코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의 필 어윈, 지난해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투수 옥스프링이 그 주인공이다.
일단 이들 모두 현재까지는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조 감독은 당초 외국인 투수 한 명을 불펜에서 전천후로 활약해 줄 수 있는 선수를 찾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그래서 결국 조 감독은 국내 프로야구 경험이 풍부한 옥스프링을 선택했다.
이들 3명 모두 선발진에서 제몫을 해주는 것이 kt에게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조 감독이 지난해 퓨처스리그 시즌 진행 도중 계속 걱정했던 “프로야구 흥행에 폐를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목표는 3명의 외인 투수들의 어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이 가장 풍부한 옥스프링이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한국 무대 적응을 돕고, 어린 국내 투수들까지 이끌어준다면 1군 무대 첫 시즌에 최하위로 처지는 수모를 피할 수 있다. 조 감독은 옥스프링을 영입한 이유로 “신생구단으로서 다른 외국인선수의 빠른 리그 적응을 위해 국내 경험이 풍부한 리더가 필요해 전략적으로 영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조 감독은 “옥스프링이 기량면에서도 이닝 소화능력이 우수해 안정적으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옥스프링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4시즌 동안 105경기에 등판해 37승 30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10승 8패 평균자책점 4.20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2013년과 지난해 옥스프링은 2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이닝이터로서의 자질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게다가 이미 지난해 퓨처스리그부터 kt에서 활약하며 팀에 녹아든 시스코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자원이다. 그는 208cm의 큰 신장을 갖고 있어 상대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고, 퓨처스리그를 통해 조 감독으로부터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시스코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에 나와 3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어윈은 안정된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이 우수한 기량을 갖춘 투수로 알려져 있다. kt는 어윈이 이닝이터로서 제 역할만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어윈은 마이너리그 통산 104경기에 나서 35승 20패 평균자책점 3.28 (메이저리그 2경기 1패, 방어율 7.00)을 기록했다.
다만 이들 외인 투수 3명은 모두 불안감을 안고 있다. 어윈은 국내 무대 적응 여부가 관건이고 시스코는 아직 1군 무대에서 한국 타자들을 상대해 본 경험이 없다. 또 옥스프링은 많은 나이 때문에 혹서기를 거쳐 후반기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이들을 리드할 ‘안방마님’ 용덕한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명의 외인 선수 중 가장 먼저 계약을 내야수 앤디 마르테는 공수 모두에서 준수한 기량을 갖춰 kt의 핫코너인 3루를 안정적으로 지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마르테의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이 1132경기서 타율 2할8푼2리 182홈런을 기록한 것에서 알 수 있듯 거포형 타자는 아니다. kt가 마르테 계약 당시 그가 한 방 능력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4번 타자 자리를 맡기기에는 다소 불안감이 있다.
신생팀 혜택으로 kt는 한시적으로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해 경기당 최대 3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kt의 외국인 선수 선택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올 시즌 프로야구가 기대된다.
[크리스 옥스프링(첫 번째 사진), 앤드류 시스코(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kt 위즈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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