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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잘 깨지면서 좋은 20대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배우 박민우(26)는 최근 부쩍 성숙해졌다. 지난 2011년 데뷔해 밝은 이미지로 시청자들을 만났던 그는 지난 2013년 연기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정신적으로 약해졌었다. 하지만 스스로 이를 이겨내고 다시 연기를 시작한 것은 물론 SBS 예능 프로그램 '룸메이트'에 출연하며 자신을 더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와 함께 박민우는 지난해 SBS 주말드라마 '모던파머'(극본 김기호 연출 오진석)를 통해 또 다른 연기에 도전했다. 극중 남모를 아픈 가정사를 지닌 인물이자, 한 번 한 약속은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의리남 강혁 역으로 출연한 박민우는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조금씩 성장했다.
박민우는 최근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종영한다는 게 좀 어색하다. 거의 80%가 지방 촬영이었다. 봉화마을에서 촬영했는데 거의 야외였고 우리끼리 모여 있으니까 시끌벅적 했었는데 이제 이동이 없다고 생각하니 허전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모던파머' 촬영 현장에 대해 친구들끼리 만나 노는 자리 같았다고 표현했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거나 무겁게 흘러가지 않았다. 제작진도 이들끼리 좀 더 재미있게 놀라며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젊은 배우들이 많았기에 분위기도 무겁지 않았다.
하지만 밝은 촬영장 분위기와 달리 시청률은 다소 저조했다. 이에 박민우는 "사실 이정도까지 안나올 줄은 몰랐다. 다들 한 신, 한 신 공들여 찍었다. 그랬는데 시청률이 저조했다"며 "사실 시작하기 전에 시청률이 안 나와도 우리들끼리라도 열심히 해보자고 마지노선을 정해놨었다. 그래서 그런건지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건지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촬영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연기적으로는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초반 그가 생각했던 캐릭터와 감독이 의도한 캐릭터에 다소 차이가 있었기에 적응하는 과정은 오히려 그에게 연기적인 성장을 가져다 줬다. 이렇게까지 코믹으로 갈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적응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박민우는 "코믹에 집중을 하려고 하다 보면 나중에 분명 혼자만 알고 있는 비밀도 있고 그러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등을 많이 했다"며 "갈등하는 사이에 실수하는 부분도 많았다. 코믹할 땐 코믹하고 그렇게 했으면 됐는데 너무 다음을 생각하다 보니까 실수가 많이 보여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전체적으로 생각해서 해야 되는건데 아직까진 내공이 부족하다 보니까 실수들이 나올 때가 있었다. 캐릭터에 대해 코믹은 아예 생각하지 않고 시작했다. 근데 내가 생각한 느낌이 아니더라. 그래서 계속 고쳐나갔다. 감독님이 계속 잡아주셨다. 내가 잡아가는 과정을 지쳐하지 않으셨고 더 다가와 주셨다. 촬영장에선 이홍기가 분위기 메이커가 돼줬고, 이하늬 누나는 점점 열정이 뜨거워지고 있는게 보였다. 내 열정도 뜨거웠다."
사실 박민우는 밝고 쾌활할 것만 같은 겉모습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배우다. 때문에 그 사이에서 혼란을 겪기도 했다. 데뷔작 tvN '꽃미남 라면가게'에서 보여진 밝은 이미지가 시청자들 뇌리에 깊이 박힌 나머지 시청자들은 이후 그의 연기에서 항상 밝은 모습만을 찾고자 했다. 그가 연기적으로 크게 고민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민우는 "이제 나이도 스물일곱이고 주관이 점점 생겼다. 웃는 모습은 다른 사람들이 내게 바라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가 힘들어지는걸 계속 하다 보면 나를 스스로 잃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자신 있는 모습으로 웃고 싶을 때 웃고, 그러는게 맞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내게 즐거운 모습이 없는건 아니다. 꿈이 배우인 만큼 내 주관대로 편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반에 밝은 이미지로 많이 찾아주셨는데 그땐 왜 그렇게 고민했는지 모르겠다. 생각이 짧고 철이 없었다. 내 진짜 모습 10개 중 2개가 밝은 모습이라면 그게 부각돼 고민했던 것 같다. 지금은 평소 모습은 소신있게 가면서 연기적으로는 다 할 수 있다. 빠른 인정을 배웠다. 옆에서 아무리 흔들어대도, 날아가더라도 제자리로 돌아오면 된다고 생각한다."
박민우가 이렇게 부침을 딛고 일어날 수 있었던 데는 혼자만의 고뇌와 좋은 동료, 선배들 덕분이었다. 특히 OCN 드라마 '더 바이러스' 종영 후 레스토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던 때는 박민우가 온갖 잡생각을 떨칠 수 있게 해줬다.
그는 "아는 형 가게에서 서빙 알바를 했다. 알아보는 분들은 다들 '파이팅 하라'고 해줬다. 그냥 정신집중이 필요했다. 처음으로 돌아가야 했고 생활비도 벌어야 했다"며 "정신도 차리자는 생각에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 시간 자체가 인고의 시간이었다. 다음 작품을 하기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었고 나도 달라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때는 아무리 영화를 보고 다른 분들이 연기 잘 하는 것을 봐도 답이 안 나왔다. 그래서 잠깐 아무것도 안 봤다. 아르바이트 하고 운동하고 그런 시간을 보냈다. 나를 인정하고 다음에는 더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점점 더 목표는 강해진다. '역시 내 꿈은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질 뿐이다. 지금 못하고 회초리 받고 상처 입어도 상관 없다. 보여줄건 자신있게 보여주고 겸손하게 하는게 도리인 것 같다. 20대에는 많이 깨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잘 깨지면서 좋은 20대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배우 박민우.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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