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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데뷔 때도 받아보지 못한 관심을 받고 있다. 뜻밖이기도 하고, 연초부터 좋은 일이 있다는 것이 기쁘기도 하다.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6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새로운 싱글을 발표한 가수 소찬휘를 만났다. 차트 역주행의 주인공이 된 그녀는 담담한 말투로 대중의 큰 사랑에 연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데뷔 이후 이번처럼 순식간에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경험은 없었던 것 같다. 1집 때는 당시 소속사와 문제가 있어서 방송활동을 잘 못했고, 2집 '현명한 선택'을 하면서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티얼스(TEARS)' 때도 곡은 3월에 발표됐는데 순위프로그램에 올라가고 반응이 온 건 5월, 6월이었던 것 같다. 이번엔 친구들이 검색어 순위에 내 이름이 올라가고, SNS에 내 영상이 돌아다닌다고 하더라. 계속 해 온 노래를 한건데 이렇게 환호를 받는다는 게 기뻤다."
소찬휘는 '토토가' 출연 과정에 얽힌 비화도 털어놨다. 예능에 자신감이 없어 섭외를 피하던 그녀가 '무한도전'의 '토토가'에 도전하게 된 것은 바로 노래를 부르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섭외를 받는 노래방 촬영을 하기 전날, 나는 평소처럼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속사에서 연락이 와 '내일 '무한도전' 촬영팀이 온다'고 하더라. 나는 장기도 없고 웃길 줄도 몰라서 고민을 했는데 정작 와서는 나보고 '오디션을 봐야한다'고 했다. '예전 실력이 그대로 있는지 검증을 하겠다'고 하더라. 그 상황이 너무 재밌었던 것 같다. 늦은 시간이었고 내가 사는 지역이 신도시라 노래방이 많지 않은데 제작진이 용케 섭외를 해놨더라."
그리고 '토토가' 공연 당일, 좀처럼 '울컥'하는 일이 없다는 소찬휘를 '울컥'하게 만든 첫 번째 순간은 오프닝 무대였던 남성듀오 터보의 공연이었다.
"내가 울컥하고 화를 내는 경우는 있어도, 울컥하고 감정이 올라오는 경우는 잘 없다.(웃음) 그런데 본 녹화를 할 때 터보 노래의 전주가 나오는 순간 전율이 일더라. 목소리를 들으니 그 때가 하나하나 다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내 무대도 리허설 때 까지는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 본 녹화 때 관중이 앞에 보이는 순간 내가 아닌 다른 어떤 사람이 된 것 같다.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 모를 정도로…. 그만큼 관객들의 에너지가 컸다. 내가 고음으로 노래를 하다 보니 관객의 반응이 없는 무대에서는 노래를 하기가 정말 어려운데, 그 날은 다 같이 노래해주고 뛰어주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토토가' 열풍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만큼 방송 후의 호응도 컸다. 1990년대의 스타들은 2015년의 스타로 거듭났고, 출연 가수들을 찾는 곳도 늘어났다. 하지만 소찬휘는 담담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물론 지금의 환호는 놀랍고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난 거기에 너무 많이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나 또한 가수 활동을 하며 여러 번의 롤러코스터를 타 봤다. 관심에 감사하지만 그걸로 오버를 하고 싶진 않다. 꾸준히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다보면 이번처럼 좋은 일도 있고, 또 잊혀지는 시기도 올 것이다. 이젠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 이 분위기가 세 달만 가도 감사한 일이라고 여긴다. 나뿐만 아니라 출연 가수들 모두가 무척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격이지만, 다들 연륜이 있는 가수들이라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소찬휘는 지난해 3월 프로젝트 앨범 '네오 로커빌리 시즌(Neo Rockabilly Season)' 이후 10개월 만에 싱글 '글래스 하트'를 6일 발표했다.
'글래스 하트'는 소찬휘의 대표곡 '티얼스(TEARS)'의 정성윤과 주태영이 작곡가와 편곡가로 다시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끄는 곡이다. 소찬휘 특유의 고음을 기본으로 이별 뒤에 찾아온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노래하며 호흡과 감정의 분배로 곡을 이끌어가는 감성 보컬의 진수를 담아냈다는 평가다.
[가수 소찬휘. 사진 = 와이드 엔터테인먼트]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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