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더 해야 돼요.”
신한은행은 시즌 초반에 비해 전력이 많이 좋아졌다. 최근 4연승, 14승5패로 2위. 입지가 안정적이다. 선두 우리은행에는 4경기 뒤졌지만, 3위 KB에도 4.5경기 앞섰다. 정인교 감독은 시즌 초반 “불안 불안해도 초반에 승수를 쌓아야 막판에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신한은행은 시즌 초반 경기력이 상당히 불안했을 때도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어렵게 승수를 쌓아왔다. 그래서 현재 부담 없이 실전서 전력 끌어올리는 작업이 가능하다.
제시카 브릴랜드가 지난해 12월 10일 삼성전서 무릎에 부상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개월간 카리마 크리스마스만 활용했다. 다른 팀이 외국인선수 2명을 모두 활용하는 사이 상대적인 불이익을 감수했던 것. 대체 외국인선수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전력 밸런스가 무너질 뻔했으나 최근 크리스마스가 맹활약 중이다. 수비력뿐 아니라 공격력도 매우 좋다. 나이도 많지 않아 체력적 부담도 크진 않다. 최근 팀 상승세를 이끈 실질적 에이스. 그러나 크리스마스의 맹활약, 최근 플레이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김단비의 활약 속에 신한은행의 약점이 가려진 측면도 있다.
▲최윤아 딜레마
정인교 감독은 수 차례 “결국 최윤아가 풀어줘야 한다”라고 했다. 최윤아는 몇 년 전만해도 우리은행 전주원 코치의 뒤를 이을 여자농구 국보 포인트가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다. 지난해 여름에는 대표팀에서 도중 하차했다. 이후 시즌 직전까지 재활만 소화했다. 시즌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체력을 전혀 끌어올리지 못했다. 최근 몇 년째 반복된 악순환.
실전서 부작용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 감독은 “퐁당퐁당(하루 걸러 하루 치르는, 체력적 부담이 극심한 게임)만 하면 두번째 게임은 제대로 뛰지를 못한다”라고 했다. 실제 최윤아는 일정이 빡빡할 때 후반으로 갈수록 뛰는 양이 줄어든다. 게임 지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최윤아의 게임 지배력이 곧 신한은행의 전체적인 경기력 약화에 직결된다는 점. 공격과 수비의 시작점. 즉, 경기를 운영하는 포인트가드이기 때문. 최윤아의 체력저하로 볼이 원활하게 돌지 못하면서 김단비와 크리스마스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체력을 쏟을 때가 많다.
백업 김규희와 윤미지가 있다. 그러나 김규희도 부상으로 시즌 준비를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 윤미지의 기량은 아직 극심한 승부처를 버텨내기엔 불안하다. 때문에 신한은행은 최윤아 의존도가 높다. 결국 딜레마다. 정 감독도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는 실정. 결국 몸 상태를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는 김규희 기용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으로 최윤아의 출전시간도 조절한다.
▲여전한 고민들
그 외에도 정 감독은 고민이 많다. 그는 하은주를 세심하게 관리한다. 때문에 최근 하은주는 출전시간 대비 경기력이 좋다. 본래 정 감독은 하은주와 브릴랜드 더블포스트 시스템을 준비했다. 김단비, 김연주 등 외곽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선수도 있기 때문에 내, 외곽의 조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물거품이 됐지만, 하은주를 적시에 사용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5일 하나외환전의 경우 4쿼터 승부처에서 수 차례 공격리바운드를 걷어냈다.
문제는 하은주를 투입할 때 시너지효과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블포스트가 아니더라도, 최근의 하은주 컨디션을 감안하면 충분히 부수적인 장점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를 누려야 할 조은주와 곽주영의 컨디션이 들쭉날쭉하다. 조은주는 잔부상이 많다. KDB생명 시절의 강력한 포스트업 능력이 사라진 상태. 곽주영은 시즌 초반보다는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정점에 이르지는 못했다.
새롭게 합류하는 나키아 샌포드 옵션도 가다듬어야 한다. 정 감독은 “지난 시즌 하나외환에서 뛴 뒤 소속팀 없이 지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것이다. 이민우 코치에게 전담훈련을 지시했다”라고 했다. 샌포드는 정상적인 경기력 속에서 좋은 골밑 장악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몸 상태가 변수고 나이가 많다는 게 걸림돌. 결국 신한은행으로선 브릴랜드가 돌아올 때까지 약 1개월을 잘 버텨야 한다. 크리스마스가 젊지만, 체력 부담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실전서 샌포드 옵션을 추가하면 당분간 실전서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도 있는 게 고민이다.
정 감독은 “2월1일과 5일 우리은행과 백투백 매치를 갖는다. 그때 결판이 난다. 거기서 무너지면 정규시즌서 우리은행을 잡는 건 힘들다”라고 전망했다. 그때까지 내부적인 불안요소를 최소화하는 게 과제다. 그래야 플레이오프서 승산이 높아진다.
[신한은행 선수들(위, 아래), 최윤아(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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