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김태형 감독은 그에게 수치를 말하지 않았다.
두산 장원준이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공식 입단식을 거행했다. 이 자리에는 두산 김승영 사장, 주장 오재원과 함께 김태형 감독도 참석했다. 취재진과 장원준의 일문일답이 진행되기 전, 김 감독과 간단한 문답이 오갔다. 가장 인상적인 건 김 감독이 ‘두산맨’이 된 장원준을 적극적으로 배려하려는 모습.
김 감독은 “장원준이 와서 투수력도 좋아졌지만 무엇보다도 팀 분위기가 좋아졌다. 본인은 이적 첫 시즌이라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하라고 했다. 원준이는 자기 실력만 발휘하면 잘할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원준이가 팀 사기를 올려줘서 내 입장에선 수월한 부분도 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 자리에서도 “선수들이 두려움 없는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자신감 있는 야구를 해야 한다. 책임감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그게 두산다운 야구”라고 정의했다. 당연히 장원준도 이런 야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김 감독은 장원준에게 구체적인 주문 혹은 올 시즌 구단이 장원준에게 거는 기대치 등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 자체에 극도로 신중한 모습.
김 감독은 “올 시즌 원준이에게 요구하는 정확한 수치를 말하긴 좀 그렇다. 그저 선발로테이션을 1년 내내 지켜주면 만족한다”라고 했다. 장원준뿐 아니라 모든 선발투수의 기본 덕목이 1년 내내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것이다. 투수 최고 몸값(84억원)을 받는 선수에게 설마 그것만 바랄까.
당연히 아닐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장원준을 배려했다. 그는 “부상 없이 선발로테이션만 꾸준히 소화해주면 승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몇 선발이란 것도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투수코치와 상의한 건 아니지만, 원준이를 개막전과 2번째 게임을 보면서 투입할 시기를 찾겠다”라고 했다. 일단 장원준이 3월 28일 NC와의 홈 경기 개막전 선발은 아닌 듯하다.
장원준 역시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진 않았다. 그는 “두산이 내 가치를 인정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라면서도 “지난해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싶다. 개인적인 성적보다는 팀이 우승하면 성적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팀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그래도 취재진이 재차 구체적인 수치를 묻자 “경기 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170이닝 이상은 던져줘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부상 없이 144경기 로테이션을 거뜬하게 소화하면서, 170이닝은 기본적으로 던져야겠다는 장원준. 김 감독의 배려 속에 두산맨으로서 첫 시즌을 시작한다.
[김태형 감독(위). 김태형 감독과 장원준(아래).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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