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직구를 던져야죠.”
2014년 11월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렸던 대구체육관. 당시 넥센 이택근이 삼성 투수들에게 도발(?)했다. 이택근은 삼성 투수, 특히 간판 불펜투수 안지만에게 “강정호에게 초구 직구를 던질 수 있겠느냐. 강정호는 안지만의 초구 직구가 들어오면 무조건 친다”라고 말해 화제를 낳았다. 당시 이택근의 도발은 결론 없이 끝났다. 공교롭게도, 한국시리즈 6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강정호와 안지만은 단 1차례도 맞붙지 않았기 때문.
그런데 이번엔 실현 가능성 100%다. 이번엔 롯데 강민호의 제안이다. 두산 장원준의 입단 기자회견이 열린 7일 잠실구장. 장원준에게 롯데 타자들을 상대하는 소감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장원준은 자연스럽게 ‘절친’ 강민호를 거론했다. 장원준은 “민호가 자기와 처음으로 맞붙으면 초구는 직구를 던져달라고 했다”라고 웃었다.
당시 장원준은 명확하게 확답을 하지 않은 듯하다. 그는 “민호, 그리고 롯데 타자들과 상대하면 느낌이 이상할 것 같다. 마치 청백전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더 이상 질질 끌지 않았다. 장원준은 “민호가 자신에게 직구를 던지지 않으면 방망이를 나에게 집어 던질 것이라고 했다”라며 웃은 뒤 “그렇다면 나도 직구를 던지겠다”라고 했다.
물론 장원준도 하나의 조건 아닌 조건이 있었다. “직구를 던지면 민호가 홈런은 치지 않겠지”라고 했다. 사실 이런 제안은 타자에게 훨씬 유리하다. 투수의 구질을 알고 타석에 들어서면 안타를 칠 확률이 그만큼 높다. 특히 강민호는 지난 수년간 장원준과 배터리를 이뤘다. 당연히 강민호는 장원준의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장원준은 조건을 내건 것. 장원준은 “아무래도 롯데 타자들이 나의 장, 단점을 잘 안다. 굳이 민호가 아니더라도 손아섭 같은 강타자는 내 볼을 잘 칠 것같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만약 장원준의 초구에 강민호가 홈런을 치면 어떻게 될까.
장원준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그는 “그러면 다음 타석에 데드볼(몸에 맞는 볼)을 던지겠다”라고 했다. 두산과 롯데는 올 시즌 4월 3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첫 3연전을 갖는다. 이때 장원준이 등판한다면, 강민호와의 약속이 현실화된다.
[장원준(위), 장원준과 강민호(아래).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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