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한국의 아시안컵 성패는 손흥민(23·레버쿠젠)의 활약에 달렸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슈틸리케호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2015 호주 아시안컵이 9일 개막해 약 한 달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A조에 속한 한국은 오만, 쿠웨이트, 호주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중동의 복병과 개최국이 섞인 결코 쉽지 않은 조다.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고민은 최전방이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이 부상으로 제외됐고 박주영(알샤밥)도 슈틸리케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원톱 포지션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혹자는 역대 가장 약한 공격진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해법은 손흥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해 독일 분데스리가서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을 활용해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은 슈틸리케 감독이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 지 보여준 경기였다.
슈틸리케는 손흥민을 원톱으로 올리는 대신 전방 공격진의 ‘무한 스위칭’을 시도했다. 부임 후 ‘유연성’을 강조해 온 슈틸리케 특유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기본적으로 원톱은 이근호(엘자이시), 조영철(카타르SC)이 맡을 전망이다. 둘은 최전방 뿐만 아니다 좌우 측면까지 소화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이때 손흥민은 측면에 선다.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선 조영철, 한교원(전북)과 좌우를 오가며 호흡을 맞췄다. 조별리그에선 이청용(볼튼)과 측면에 설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이 손흥민을 최전방이 아닌 측면에 세운 이유는 명확했다. 손흥민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가 하기 위해서다. 손흥민은 상대를 등진 상태보다 볼을 가지고 전진할 때 위협적이다. 이를 위해서 슈틸리케는 손흥민은 측면에 두고 다른 2선 공격수들과의 포지션 체인지를 시도했다.
손흥민이 양발을 모두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이러한 움직임을 극대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손흥민은 오른발과 왼발 가리지 않고 강력한 슈팅을 시도할 수 있다. 레버쿠젠에서 주로 왼쪽에 섰던 손흥민을 사우디전서 오른쪽으로 이동시킨 것도 그 때문이다.
이는 이청용 또는 조영철, 한교원의 활동 폭을 넓이는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이들 세 명은 오른발이 주발이다. 우측에 제한될 경우 손흥민처럼 측면서 안으로 파고들어 슈팅을 날리고보다 크로스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반면 왼쪽으로 이동하면 컷인 플레이를 통해 오른발 슈팅이 가능하다.
공격형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좌우 측면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남태희가 최근 구자철보다 주목받는 것도 슈틸리케 감독의 이러한 ‘유연한’ 포지션 체인지 때문이다. 한국이 골을 넣기 위해선 손흥민에게 보다 많은 공간과 기회를 줄 공격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무한 스위칭’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손흥민.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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