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지금의 이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과정이 있었다. 최고의 캐스팅이다." 김진만 PD의 괜한 자신감이 아니었다.
7일 첫 방송한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극본 진수완 연출 김진만 김대진)는 당초 기대 반, 걱정 반인 작품이었다. 캐스팅 과정의 잡음이 방송 전 대중에 공개적으로 드러났고, 결과적으로 남녀주인공 배우 지성, 황정음의 캐스팅까지 늦어져 제작 일정도 촉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회에서 보여준 지성, 황정음의 호흡은 '킬미, 힐미'에 쏠린 걱정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7개의 인격을 지닌 재벌 3세 차도현을 맡은 지성은 반듯하고 성실한 성격의 도현과 공격적인 성향의 신세기 인격을 능숙하게 오갔다. 상반된 인격을 표현한 연기가 기대 이상 자연스럽고 분명해 인격의 변화 순간을 시청자에게 알리기 위해 제작진이 삽입한 파란 눈빛 CG 장면은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정도였다. 지성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했다.
황정음은 특유의 발랄한 성격을 고스란히 입은 캐릭터였다. 최근 황정음은 무거운 느낌의 캐릭터를 맡는 작품 경향이 다분했는데, '킬미, 힐미'의 오리진은 그의 대표작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 연상됐다. 솔직, 털털한 데다가 걸걸하기까지 한 캐릭터로 황정음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했다.
특히 2013년 KBS 2TV 드라마 '비밀'로 같은 해 KBS연기대상 최우수상에 베스트커플상까지 거머쥔 커플답게 호흡이 척척 맞았다. 신세기가 오리진의 손을 부여잡고 "2015년 1월 7일 오후 10시 정각. 내가 너한테 반한 시간", "나한테 함부로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고 하자 오리진이 질색하며 "하지마! 하지마! 으악!" 하고 소리 지르는 장면은 첫 회의 하이라이트였고, 둘이 앞으로 보여줄 연기 호흡에 기대감을 높이는 순간이었다.
다만 남은 과제가 분명하다. 지성은 제작발표회 때 "7개의 인격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설명해야 하는데 사실 어렵다"며 "아직 7개의 인격을 다 연기해보진 못했다"고 밝혔는데, 새로운 인격들이 지성에게 하나 둘 추가됐을 때에도 인격의 변화를 막힘 없이 해낼지가 관건이다. 또한 빠듯한 일정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존재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전개의 긴장감과 완성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게 제작진의 숙제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