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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강호동의 새 예능 KBS 2TV '투명인간'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제목과 간략한 프로그램 설명 만으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첫 방송을 통해 '투명인간'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방식에 있어서 몇가지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투명인간'은 매일같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적인 업무에 시달리는 우리 시대 직장인들을 위해 활력소가 되고자 기획됐다. 제목 그대로 연예인들은 '투명인간'이 되지 않으려 기를 썼고, 직장인들은 그들을 '투명인간' 취급하기 위해 인내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웃기려는 자와 웃지 않으려는 자의 대결이었다. 양 측의 대결구도 속에서 자연스러운 웃음과 재미, 그리고 감동까지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목표였다.
하지만 방송 첫 장면부터 과연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강호동을 중심으로, 개그맨 정태호, 방송인 하하, 가수 김범수, 모델 박성진, 그리고 최근 예능의 대세로 떠오른 그룹 M.I.B 강남이 고정 출연자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들이 직장인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강호동은 물론, 정태호 하하 김범수 박성진 강남 등 이들이 직장인들을 웃기기 위해 보여준 모습은 '개그'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주어진 시간 내에 웃겨야 했기에 즉석에서 갖가지 아이디어가 동원됐지만, 웃음을 참는 직장인들을 웃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는 억지로 웃음을 쥐어짜내려는 모습까지 보였다.
일부는 그렇게 직장인들을 웃기는데 성공했다.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기쁨에 환호까지 질렀다. 그러나 이 모습을 안방에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과연 얼마나 웃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직장인들을 웃기는데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들을 잊은 것은 아니었을까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더구나 직장인들을 웃겨야 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임에도 출연자들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나온 것 같아 실망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투명인간'은 일반인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다른 예능보다도 진정성이 우선되어야 했다. 무조건 웃기는데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민 애환 등을 들어보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했다. 일반인 출연 예능의 가장 큰 장점은 억지가 아닌 공감 어린 진실한 웃음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투명인간'은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투명인간'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잊지 못할 선물 같은 프로그램이 되어야 한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특히 직장인들로 하여금 '우리 회사에도 한 번 와줬으면...'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우선돼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고, 그 안에서 '해학'과 '풍자'가 담긴 웃음을 담아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투명인간'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나 다름 없다.
[왼쪽부터 박성진 김범수 강남 강호동 정태호 하하.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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