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가족 같으면서도 군대 같은 문화라고 부러워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8일 시무식에서 강조한 키워드는 책임감. ‘우승’이란 단어도 사용했지만,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독 책임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두산이 실패한 시즌을 보낸 건 선수 개개인 책임감이 부족했다고 봤다. 일단 김 감독은 팀 분위기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두산이 가장 잘 나갔을 때의 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OB, 두산서 선수와 코치를 역임했던 김 감독은 90년대 OB를 잘 안다.
두산은 1995년과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김 감독은 “김인식 감독님이 계셨던 1995년 우승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라고 했다. 벌써 20년 전 일이다. 김 감독은 “이명수 선배, 나, 내 밑으로 장원진 등 선, 후배들이 똘똘 뭉쳐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올해 두산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1995년 OB 문화는 어땠을까. 일명 ‘군기’가 잘 잡힌 문화였다. OB는 1994시즌 후 선수단 항명 파동으로 팀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그러나 1995년 우승으로 대반전을 일궈냈다. 김 감독은 “긴장감이 돌 정도의 위계질서는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것만 있는 게 아니라 자율성도 있었고, 책임감도 넘쳐났다”라고 했다. 당시 OB의 라이벌 LG의 간판투수였던 이상훈 신임 코치는 “옛날 OB는 가족 같으면서도 군대 같은 문화였다”라며 그 분위기를 부러워했다고 한다.
물론, 20년 전과 지금이 같을 수는 없다. 김 감독은 “솔직히 그 때는 다 같이 어울려서 술도 마시러 다니고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FA도 있고 해서 팀 성적만큼 개인 성적도 중요하다. 알아서 다들 잘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런 문화에 팀을 강조하는 책임감과 적절한 긴장감을 가미하면 최고의 팀 문화를 재건할 수 있다고 봤다.
김 감독이 팀 문화에 신경을 쓰는 건 결국 전력 자체가 처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장원준도 데려왔고 니퍼트도 재계약했다. 두산은 책임감을 갖고 해주면 분명 상위권에 있을 팀이다. 상위권 성적을 확신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과거 1995년 OB 문화 재건에도 힘을 쏟을 것 같다.
한편, 1월 15일 애리조나 피오리아로 출국하는 두산의 스프링캠프 참가자는 총 43명으로 확정됐다.
[김태형 감독.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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