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캔버라 안경남 기자] 오만과의 아시안컵 첫 경기는 '패스마스터'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존재감을 재차 확인한 경기였다.
기성용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치른 오만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1차전에 선발 풀타임 출전해 한국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기성용은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엄청난 패스성공률은 그가 왜 올 시즌 스완지시티의 핵심 미드필더로 중용되는지 보여줬다.
오만전은 기록만으로도 기성용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기성용은 총 87개의 패스를 시도했다. 이는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숫자다. 성공률은 무려 96%에 달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90%가 넘는 성공률을 자랑했던 기성용의 '월드클래스' 패싱력은 아시안컵에서도 빛났다.
볼 터치도 97번으로 왼쪽 수비수 김진수(98번) 다음으로 많았다. 한국의 모든 패스는 기성용을 통했다. 기성용은 한국이 볼을 소유했을 때 중앙 수비수들이 위치한 곳까지 깊숙이 내려와 한국의 빌드업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좌우는 물론 전후방까지 폭넓게 패스를 뿌렸다.
후방에 있으면서도 기성용은 2개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7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장현수에게 볼을 받은 기성용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50M가 넘는 롱패스를 찔러줬다. 볼은 정확하게 손흥민의 발끝에 떨어졌고 손흥민의 왼발 슛은 아쉽게도 오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기성용의 엄청난 롱패스는 오만의 밀집수비를 한 번에 무너트렸다. 기성용은 상당히 먼 거리였지만 상대 수비와 골키퍼 사이로 기막히게 롱볼을 전달했다.
후반 12분경 무려 34개의 연속 패스 후 구자철의 헤딩으로 이어진 명장면도 기성용의 패스가 결정적인 시발점이었다. 우측에서 기성용이 볼을 잡은 뒤 좌측에 있던 박주호에게 연결해줬고 이것이 구자철의 헤딩까지 연결됐다.
패스가 끊임없이 이어질 때 기성용은 모든 과정에 관여했다. 왼쪽에서 김진수, 박주호와 볼을 주고받더니 어느 샌가 후방으로 내려와 중앙 수비수들 사이에서 빌드업을 이끌었다. 그리고 또 우측으로 이동해 중앙으로 볼을 끌고 간 뒤 박주호에게 패스를 줬고 박주호의 크로스는 구자철의 헤딩으로 이어졌다. 알 합시 선방이 없었다면 이번 대회서 가장 멋진 골이 나올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성용이 서 있었다.
이처럼 기성용은 한국의 모든 플레이에 관여했다. 부담이 될 수도 있었던 주장 완장도 기성용에겐 날개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도 "기성용은 주장의 책임감이 따를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것 같다.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아시안컵 홈페이지 캡처]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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