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얼굴', 명품 의상 비하인드…KBS 사극 노하우로 완성

[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특별기획드라마 '왕의 얼굴'(극본 이향희 윤수정, 연출 윤성식 차영훈 제작 왕의 얼굴 문화산업전문회사 KBS미디어)이 사극 노하우의 정수가 녹아든 화려한 의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세자 광해의 성장기라는 참신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극중 광해(서인국)는 궁궐을 휘젓고 다니던 천진난만한 왕자부터 임진왜란이 터진 후 분조를 이끌고 적진을 넘나드는 무장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변신을 거듭해왔다. 광해의 다양한 복색을 책임진 '왕의 얼굴' 의상팀이 왕가의 품격을 보여주는 명품 한복부터 실감나는 전투 씬을 위해 철저히 고증한 갑옷까지 숨겨진 의상 제작 노하우를 공개했다.

극중 광해는 세자로 책봉되는 18세를 기점으로 확 달라진 면모를 보인다. 세자 책봉 이전에는 가희(조윤희)와의 로맨스 및 저잣거리에서 관상을 봐주는 익살스러운 모습이 공존하기에, 청렴하고 깨끗한 청년의 이미지를 잡되 전체적으로 튀지 않는 톤다운 된 사랑스러운 색감을 사용했다.

사냥에 나선 선조(이성재)와 광해가 입었던 왕가의 사냥복은 시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디자인한 순수 창작물이며, 활 시위를 당길 때 착용하는 가슴보호대 역할의 가죽 부분을 한쪽 어깨에 대어 기능성을 더했고, 그 부분에 왕자를 상징하는 이무기 형태의 문양을 찍어 장식하였다. 특히 광해의 경우 좀 더 신뢰감이 가는 용맹함을 부여하기 위해 흑색 톤에 자카드가 들어간 원단을 사용해 화려하지만 튀지 않는 우아한 스타일로 제작하였다.

세자 책봉 후 광해가 입은 붉은색의 '융복'(전투복의 기본 의상)은 왜란 당시의 실록을 참고한 것으로, 전란기에는 평상시의 관복이 아닌 상하의가 연결되어 말을 타기에 알맞은 복장인 철릭을 '융복'으로서 착용했다고 전해진다.

전란 발발 후 왜군과의 격렬한 전투 씬에서 광해가 착용한 갑옷은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사실적인 퀄리티를 자랑한 바 있다.

광해의 갑옷은 기본적으로 '동래성출토찰갑'과 '류성룡찰갑'의 유물을 토대로 재현했으나, 세종실록에 보여진 원피스 형태를 그대로 구현하기보다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액션 연기가 용이하도록 고려 말 조선 초에 등장했던 쓰리피스 형태로 제작했다.

또한 1500년대 장군의 두정갑(쇠로 만든 찰을 의복 안쪽에 못으로 촘촘히 고정한 갑옷) 등에서 보여지는 견룡(어깨 장식)을 달아 그 시대의 갑옷을 오롯이 재현해냈다. 왜장의 갑옷은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작업 시 제작했던 갑옷들을 리폼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당시의 고증에 맞는 갑옷을 제작하였다.

의상팀 관계자는 "실제로 갑옷 한 벌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기본 45일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고, 제대로 된 고증에 맞추어 재현하려면 수천만 원에 육박한다"며 "드라마에서 사용하는 갑옷은 박물관 복제품이 아닌 실제 연기자가 1년 정도 직접 착용하고 연기해야 하기에, 그 시대의 소재와 유사한 재질을 개발하여 가볍고 활동성이 용이한 형태로 재현한다. 가령 배우 서인국이 착용한 갑옷은 원래대로라면 옻칠을 한 가죽편이나 금속 재질의 찰편을 엮어 사용해야 하나, 내구성과 무게 면에서 유리한 플라스틱 편찰을 금속성이 나게 재현하여 제작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의상 하나하나의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기획되어 작품 속에 반영되어 시청자들의 관심과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KBS 2TV '왕의 얼굴' 속 화려한 의상들. 사진 = KBS 미디어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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