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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극 ‘나는 너다’, 배우 송일국의 외침이 그의 진심을 전한다.
연극 ‘나는 너다’(극본 정복근 연출 윤석화)는 일제 강점기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의 아들 안준생의 일생을 통해 친일파와 변절자라 불리운 그의 이야기를 안중근의 이야기와 함께 그려낸다.
송일국은 지난 2010년 연극 ‘나는 너다’를 통해 첫 연극에 도전했다. 이후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며 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만큼 송일국에게 ‘나는 너다’는 역사를 넘어 애국 그 자체로 다가오는 듯하다. 과거 공연을 위해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국토대장정을 다녀왔을 정도.
때문에 무대 위에서도 송일국의 이 같은 진심은 그대로 드러난다.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후손인 만큼 그의 무거운 책임감이 무대에서도 느껴진다. 안중근을 비롯 그와는 다른 인생을 산 막내아들 안준생의 이야기까지 그려내야 하기에 역사 속 진실에서 벗어나서도, 인물의 감정에서 벗어나서도 안 된다. 그래서 무대 위 송일국의 연기는 더 무게 있고 절실하다.
무대 위 안중근과 안준생은 완전히 다르다. 극 초반부터 등장하는 안준생에게선 평소 송일국이라는 배우에게서 느껴지던 듬직함은 없다. 나약하고 상처 입은 영혼 그 자체다.
더벅머리에 후줄근한 옷차림, 굽은 등과 맨발, 겁에 질린 듯하면서도 세상을 향해 원망 섞인 눈빛을 보내는 모습으로 매국노라 불리며 비난 받고 그 안에서 상처 받은 안준생을 표현한다.
하지만 안중근으로 분했을 때는 또 상반된 모습이다. 독립을 이끈 시대의 영웅을 그리는 만큼 좀 더 진중하다. 대사를 할 때도 다시 한 번 곱씹고, 관객들이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한다. 역사 속 사실을 전하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흐트러지려 하지 않는다.
이는 단지동맹 장면에서 더욱 부각되는데 송일국을 비롯 배우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달려 나가면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박수를 친다. 지금 우리가 여기 있을 수 있게 한 그 역사, 우리 조상들의 외침과 애국을 몸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그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기에 ‘나는 너다’는 더 의미 있다. 아버지 안중근과 아들 안준생의 삶을 통해 우리 조상과 후손의 이야기를 녹여낸다. 독립을 이끌며 존경 받은 아버지와 또 다른 선택을 하면서 더욱 왜곡되고 비난 받는 삶을 살게 된 안준생의 원망, 그럼에도 “왜 그러셨냐”는 아들의 울부짖음에 “너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아버지.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조상들과 우리가 겹쳐져 보이기도 한다. “나는 너다”라며 끝까지 역사를 이끌고 지킨 안중근의 삶이 이 시대 우리들에게 더 와 닿는 것도 이 때문이다.
1인 2역을 통해 송일국은 진정한 애국과 동시에 흔들리는 감성을 함께 그려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기보다 조금은 다른 시선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이를 표현했다. 세쌍둥이 아들의 이름을 ‘대한’, ‘민국’, ‘만세’로 지을 만큼 애국심이 남다른 그이기에 그가 외치는 “대한독립만세!”는 더 깊게 전해졌다.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삼둥이 육아 일상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온 만큼 연극의 대중성도 높였다. 이에 ‘나는 너다’는 대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사상 최장기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연장 공연을 확정하기도 했다. 송일국의 외침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진 셈이다.
한편 연극 ‘나는 너다’는 오는 31일까지 서울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연극 ‘나는 너다’ 공연 이미지.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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