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캔버라 안경남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이 쿠웨이트전서 한국에게 운이 따랐다고 인정했다.
한국은 13일(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전반 24분에 터진 남태희의 헤딩 결승골로 쿠웨이트에 1-0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으로 승점 6점을 획득한 한국은 사실상 8강 진출이 유력해졌다.
승리했지만 답답한 경기였다. 이청용, 손흥민, 구자철, 김진현 등 부상으로 7명이 빠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서 불같이 화를 냈다. 그는 “이런 말을 하기 싫지만 상당 부분 쿠웨이트가 우리보다 우세했다. 볼 경합과 패스 모두 쿠웨이트가 나았다. 우리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에는 우세한 경기를 했지만 후반에는 쿠웨이트의 역습에 상당히 고전했다. 이른 교체가 팀 밸런스를 더 무너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슈틸리케는 “교체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영철은 이명주보다 못하지 않았다. 남태희는 이 교체로 중앙에서 훨씬 잘했다. 교체는 틀린 판단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 일문일답.
- 선수를 많이 바꿨는데 그 이유는?
“이유가 없고 그냥 그런 불가피한 환경이 왔다. 이청용은 다쳐서 귀국해야 한다. 김창수는 아직 회복이 덜 됐다. 18명만 오늘 경기에 왔는데 진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14명밖에 없었다. 이렇게 고전할지 몰랐다. 많이 어려운 경기했다”
- 이청용이 빠졌는데 심각하지 않나?
“이청용은 매번 선발로 나서고 경험도 많은 선수다. 소속 클럽 볼턴에서도 항상 출전한다. 그렇지만 이에 대처해야 한다. 축구에서는 이런 일이 항상 일어난다. 이청용을 다치게 한 반칙이 너무 심했다. 경고가 주어지지 않은 점은 텔레비전을 볼 때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늘 경기는 어땠나?
“쿠웨이트가 훨씬 공격적으로 나왔다. 다른 경기 스타일을 보여줬다. 우리가 충분히 얘기했고 준비가 됐지만…. 이런 말을 하기 싫지만 경기 중에 상당 부분 쿠웨이트가 우리보다 우세했다. 볼 경합, 패스가 더 나았다. 우리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
- 감기 몸살 상황은 어떤가?
“손흥민은 이틀 전에 감기 몸살로 고생했다. 어제 괜찮았는데 오늘 또 악화돼 병원에 갔다. 선수 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 오늘 경기의 의미를 얘기하자면?
“승점을 얻었다는 게 희망.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는 우승후보에서 제외될 것이다. 상당한 발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오늘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좋은 경험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선수들 회복이다. 이동 중에 선수가 회복하기는 어렵지만 나흘 여유가 있다. 호텔로 가서 편하게 쉬고 호주-오만의 경기를 잘 지켜볼 것이다. 어떤 선수가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조 1위도 유리한 면이 많다. 그 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오늘처럼 경기하면 많은 면에서 어려울 것이다”
- 지금 팀에 가장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강한 정신력이다. 모국에서 기대감이 매우 크다. 국민들은 오만, 쿠웨이트를 크게 이길 것으로 봤을 것이다. 이겼지만 이기지 못할 경기를 했다. 호주전은 두 경기와 다른 강팀, 차원이 다른 팀과의 경기다. 선수들이 부담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 컨트롤, 볼키핑, 패스미스를 훈련해야 할 것이다. 훈련 때는 잘되는데 실전에서 안 된다. 선수들이 볼을 100번 정도 빼앗겼는데 그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 후반에 상대의 플레이를 너무 잘 풀리도록 내버려뒀다. 선수 교체의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닌가?
“교체가 실패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조영철은 이명주보다 못하지 않았다. 남태희가 이 교체로 인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훨씬 잘했다. 우리가 기용한 선수가 어떤 활약을 보이냐에 따라 교체의 성패가 결정되는데 활약상을 볼 때 선수 교체가 틀린 판단은 아니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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