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시간이 필요하다.
12일 단행된 오리온스와 삼성의 2대2 빅딜. 리오 라이온스와 방경수가 오리온스로, 찰스 가르시아와 이호현이 삼성으로 갔다. 가르시아와 이호현이 13일 모비스와의 홈 경기서 삼성 데뷔전을 치렀다. 두 사람은 나란히 2쿼터 시작과 함께 투입됐다.
12일 전화통화가 닿았던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찰스가 울고 불고 그랬다. 팀을 떠나는 걸 무척 아쉬워했다”라고 했다. 또 “호현이는 그동안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는데, 삼성에 가서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털어놨다.
이 트레이드의 핵심은 라이온스다. 나머지 세 사람은 냉정히 말해 주변인물. 이런 점에서 가르시아의 경우 애매하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우승을 위해 라이온스를 영입했다. 확실한 명분이 있다. 반대로 삼성서 가르시아가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어차피 현재 KBL서 뛰는 외국인선수들은 다음 시즌 소속팀과 재계약할 수 없다. 결국 삼성이 장기적으로 얻은 자원은 이호현. 미래를 보고 트레이드를 한 증거.
이상민 감독은 “가르시아는 라이온스보다는 수비력이 좋다. 국내선수들과 시너지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가르시아가 오히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삼성에선 한계가 있었다. 2쿼터 시작과 함께 키스 클랜턴 대신 투입된 가르시아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쿼터 초반 오른쪽 베이스라인을 파고들며 덩크슛을 시도했으나 리카르도 라틀리프에게 블록으로 저지당했다. 이후에도 계속 1대1 공격을 고집했다. 팀 밸런스를 깨트리는 공격이 이어졌다. 국내선수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출전시간 대비 득점은 준수했지만, 그 순도는 높지 않았다. 경기 막판엔 뜻대로 풀리지 않자 짜증을 내는 모습도 보였다.
이호현도 마찬가지. 이 감독은 “박훈근 코치가 대학 시절부터 봐온 모양이더라. 속공과 게임 리드에 가능성이 있다. 대학에서도 1번을 봤다. 이정석과 투 가드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호현이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호현의 성장은 미래를 내다본 삼성에 매우 중요하다. 삼성 리빌딩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호현은 가르시아와 함께 2쿼터부터 투입됐다. 동료들과 조직적으로 호흡이 잘 맞지는 않았다. 모비스 양동근의 맹활약에 가리기도 했다. 그래도 주눅들지 않았다. 2쿼터 1분50초를 남기고 절묘한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나름대로 선전했다. 가르시아와의 2대2 공격도 돋보였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이호현이 단기간에 삼성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고 팀을 이끄는 건 불가능했다.
가르시아와 이호현에겐, 그리고 삼성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단순히 올 시즌이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 차원에서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 데뷔전 기록은 평범했다. 가르시아는 17분56초간 16점 7리바운드. 이호현은 20분간 3어시스트.
[가르시아(위), 이호현(아래). 사진 = 잠실실내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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