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캔버라 안경남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강조한 ‘슈퍼서브 프로젝트’가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잘되면 ‘팀’이 강해지지만 쿠웨이트전처럼 안되면 ‘팀’이 더 망가진다.
한국은 13일(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치른 쿠웨이트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남태희의 결승골로 1-0 승리하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개운치 못했다. ‘결과’와 ‘내용’이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 원하던 승점 3점을 챙겼지만 경기력은 우승후보로 보기엔 한참 모자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 입성 후 주전과 백업자원의 구별 없이 모든 선수를 고루 기용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슈퍼서브 프로젝트’다.
쿠웨이트전은 그것을 확인할 무대였다. 이청용(볼튼)이 다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하고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김창수(가시와레이솔) 등 주전급 선수 5명이 감기 증상으로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다. 결국 선발 명단 변화는 불가피했다. 오만과의 첫 경기와 비교해 무려 7명이 바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전서 벤치를 지켰던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보냈다. 원톱에 이근호(엘자이시)가 서고 공격 2선에는 김민우(사간도스), 이명주(알아인), 남태희(레퀴야)가 포진했다. 수비에선 장현수(광저우푸리)의 파트너로 김영권(광저우헝다)이 배치됐다. 골키퍼도 김승규(울산)가 맡았다.
그러나 지나친 변화가 팀 조직력을 흔들었다. 사실상 처음 호흡을 맞춘 공격조합은 패스의 방향성을 잃었고 수비는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경기 후 “오랜만에 뛴 선수들이 많아서 호흡에 문제가 있었다. 또 볼을 너무 쉽게 빼앗겼다”고 아쉬워했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선수들 간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가 준비되면 팀 전술에 얼마든지 맞출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직 슈틸리케가 원하는 것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 아무리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해도 그들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지 못하며 마이너스가 된다. 한국은 지난 사우디와의 평가전부터 계속해서 선발 명단이 바뀌고 있다. 잦은 변화는 오히려 팀을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쿠웨이트전은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슈퍼서브 프로젝트’에 의구심을 갖게 한 경기였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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