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늘 기대치가 있는데 그만큼 모두 해주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이 거침없는 7연승 행진으로 V-리그 여자부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며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평균나이 22세’의 만년 하위팀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가 선두까지 뛰어 오르며 판도를 흔들었다면,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언니들의 팀’인 도로공사가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달 15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13일 흥국생명전까지 기록한 7연승 중 최근 5경기는 모두 세트스코어 3-0 셧아웃 승리였다.
이처럼 도로공사가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선두까지 치고나간 데에는 30~40대 베테랑 ‘언니’들의 힘이 컸다. 세터 이효희(35), 리베로 김해란(31), 센터 정대영(34)과 함께 플레잉코치 장소연(41)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의 나이를 모두 합치면 만 나이로 141세, 한국 나이로는 145세다. 하지만 이들 모두 주전으로 도로공사의 주축 선수들이다.
올 시즌 도로공사에서 강력한 서브를 선보이며 여자부 전체 서브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라이트 공격수 문정원(23)은 도로공사의 7연승 비결로 웃으며 “145살의 힘”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들 베테랑 4명의 존재는 도로공사에게 절대적이다.
도로공사 서남원 감독도 이들에 대한 신뢰가 크다. 1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도로공사는 1세트 초반 서브 범실 3개가 나오며 흔들렸고 흥국생명에 끌려갔다. 1세트에만 범실 10개를 기록하며 흔들린 도로공사였지만 이내 도로공사 선수들은 흥국생명을 차근차근 추격했고, 끈질긴 수비가 나오며 어려운 순간을 이겨냈다.
이 과정에서 도로공사는 리시브가 안정됐고, 세터 이효희의 토스까지 살아나며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했다. 경기 후 서 감독은 “초반에 이효희 세터가 흔들렸다. 그래도 중간 중간 경기를 하면서 본인이 이겨내고 풀어갈 줄 알기 때문에 흔들렸지만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정대영도 타이밍이 초반에 좋지 않았는데 본인이 점차 맞춰가더라. 이것이 베테랑들이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베테랑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날 경기 후 이효희는 “시즌 초반에 무릎 부상 대문에 몸이 좋지 않으며 경기력이 나빴다”며 “대표팀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느라 치료할 시간이 적었지만 소속팀으로 돌아와서 관리를 받으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선수들에게 웬만한 공은 처리할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경기력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효희는 ‘우승 청부사’다. 지난 2010년 은퇴한 이후 1년 공백이 있었지만 다시 IBK 기업은행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지난 시즌 팀의 정규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고, 파죽의 7연승을 이끌며 도로공사는 단독 선두까지 올라왔다.
이효희 뿐만 아니라 리베로 김해란은 이날 17개의 디그 중 16개를 성공시키며 여전히 뛰어난 수비 능력을 선보였다. 센터 정대영은 블로킹 2개를 기록하며 적시에 상대 공격을 막아냈고, 장소연도 세트 중간 중간 블로킹과 이동 공격으로 득점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렇게 베테랑 선수들이 제몫 이상을 해주며 도로공사는 ‘무적’ 행진을 달리고 있지만 서 감독은 이들의 체력걱정을 하고 있다. 최근 5경기를 모두 3-0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올 시즌 V-리그가 전례 없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어 방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7연승을 달리면서도 이를 걱정하는 서 감독의 말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팀은 체력적으로 힘들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있고 그것은 팀에 큰 보탬이 된다. 도로공사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과 능력은 외국인 선수 니콜을 비롯해 문정원-황민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뤘고, 이것은 도로공사의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도로공사 선수들. 사진 = 한국배구연맹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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