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어로' 김상진 "한국인 캐릭터 고고, 배우 배두나 참고" (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디즈니의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가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를 들고 한국 땅을 찾았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빅 히어로’의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겨울왕국'의 안나와 엘사의 어린 시절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기도 했던 김상진은 “그 때 전세계적으로 워낙 기대 이상의 반응들이 있어서 우리도 깜짝 놀랐다. 이번에 새로운 작품으로 왔는데 살짝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워낙 다른 영화고 재미있는 영화다. ‘겨울왕국’을 보고 디즈니 영화를 기대하는 분들이 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영화가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건 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 극 중 고고 역으로 등장하는 동양 여성이 김시윤 수석 캐릭터 디자이너가 초기 디자인을 잡은 한국인 캐릭터다.

김상진은 “고고의 초기 디자인은 김시윤이 디자인했다. 전반적 초기 설정을 김시윤이 주도적으로 했고, 내가 투입됐을 때는 그 캐릭터를 고쳐가는 작업과 다른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걸 포함해 종이에 2D로 그려진 걸 CG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고의 경우 초기부터 한국인으로 하자고 이야기가 됐다. 국적이 어디냐는 건 나오지 않지만 우리끼리 한 이야기는 그랬다. 내가 작업을 하며 많이 참조를 한 건 배우 배두나의 느낌이다. 배두나 씨가 영향을 많이 줬다. 특히 영화 ‘괴물’에서의 강인한 그런 것들이 많이 영향을 줬다. 머리스타일도 참고로 했다”고 덧붙였다.

고고 캐릭터가 배두나에 영향을 받은 캐릭터라면 테디 캐릭터는 다니엘 헤니의 외모를 많이 참고로 한 인물. 다니엘 헤니가 캐스팅되기 전 단계부터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가 그를 염두에 두고 테디의 모습들을 다듬어 나갔다.

김상진은 “테디 캐릭터의 경우 아예 초창기부터 다니엘 헤니가 캐스팅되기 전부터 염두에 뒀다. 감독과 프로듀서가 아직까지 더빙을 할 사람을 찾고 있던 중이었지만 나 자신은 그랬다. 많은 혼혈 배우들을 참고로 했는데 그 중에서도 다니엘 헤니 씨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썼다”며 “캐릭터 디자이너들은 캐스팅에 관여를 안 한다. 결과적으로 다니엘이 캐스팅이 됐다고 했을 때 내가 맞았다고 생각돼 굉장히 기뻤다”고 회상했다.

이런 김상진은 많은 애니메이션 꿈나무들이 꿈꾸는 롤모델이기도 한 인물. 어릴 때 색약(적록색맹) 판정을 받고 미술인의 꿈을 접어야 했던 그는 독학으로 디자인을 공부해 37세 늦은 나이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입성한 후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최초의 한국인 수석 애니메이터이자 ‘겨울왕국’뿐 아니라 '볼트', '라푼젤' 등의 주요 캐릭터를 디자인 한 주목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상진은 “디즈니에서 각자의 아티스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분위기와 문화가 좋다. 그리고 약간의 다른 문제기는 하지만 내가 약간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솔직히 이게 큰 핸디캡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이것 때문에 일을 못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디즈니에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그것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도 없다. 사람들이 모두가 각자의 핸디캡 하나는 가지고 있지 않나. 그런 핸디캡으로 사람의 잠재적인 재능 같은 걸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런 건 개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디즈니에서 일을 하는 건 잠재적인 그런 능력들을 최대한 끄집어내려고 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는 ‘겨울왕국’에 이어 ‘빅 히어로’로 팬들과 만났으며 내년 다시 ‘모아나’로 디즈니 팬들의 기대를 채워줄 예정이다.

김상진은 “‘모아나’를 작업 중이다. 내년 말 크리스마스 시즌 쯤에 나올 예정으로 알고 있다.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그 작품에도 ‘겨울왕국’ 같은 식의 역할로 참여했다. 아주 매력 있는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빅 히어로'는 천재 공학도 형제 테디와 히로가 만든 힐링로봇 베이맥스가 가장 사랑스러운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으로, '겨울왕국'을 제작한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와 마블 코믹스 원작이 만나 완성됐다.

돈 홀 감독, 프로듀서 로이 콘리,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 다니엘 헤니가 14일 오전 진행된 내한기자회견에 참석했으며 오후 7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내한 프리미어 쇼케이스를 통해 한국의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오는 21일 개봉.

[디즈니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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