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섹시'라는 수식어가 이토록 많이 달렸던 스타도 없을 것이다. 바로 '레깅스 시구'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클라라다. 클라라는 배우다. 각종 행사의 포토월에 오르고, 그 모습이 많이 부각됐다. 모델로 활동을 하기도 하고 가수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본업은 '배우'다. 하지만 사람들은 클라라를 배우로 인식하지 않는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클라라가 소위 말하는 '발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발연기로 튀었다면 그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을 것이다. 배우로서 브라운관에 나오는 클라라의 모습과 포토월이나 가수로 무대에 오르는 클라라의 모습의 간극에서 오는 생각일수도 있다. 이랬던 클라라가 영화 '워킹걸'을 통해 첫 주연에 도전했다.
역시 달랐다. 한없이 해맑았고 한없이 긍정적이었다. 섹시함? 있다.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무한 긍정 마인드를 탑재한 클라라를 만났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고, 또 솔직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섹시한 이미지, 그녀를 향한 오해와 편견도 가감 없이 물었고 답했다.
▲ 이하 클라라와 나눈 일문일답.
- '워킹걸'이 첫 주연작이다. 어떻게 봤나.
4번이나 봤다. 코미디다 보니 어느 포인트에서 웃는지 두리번거리게 되고, 내가 나오는 신에서 반응이 어떤지 궁금해서 보게 되더라. 내가 주인공으로 첫 장편 영화에 출연을 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스크린을 보면서 내 얼굴이 스크린에 나오니까 신기하고 감동스러웠다. 좋은 영화에 출연하게 돼 영광스러웠다.
- '워킹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좋은 기회가 주어졌고, 시나리오가 좋았다. 성인용품이라는 소재로 영화를 만들면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주변에서 정범식 감독님에게 신뢰를 갖게 만드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고 조여정 선배님도 있었다. 영광이었다. 모든 면에서 안심하고 의지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또 김태우 선배님도 있었다. 나는 그저 업혀갔을 뿐이다.
- 성인용품점이라는 배경이 부담스럽진 않았나.
누가 연출을 하고 어떻게 영화가 만들어지느냐가 중요했다. 그때 정범식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예술적인 영화가 나올 것 같았다. 한국 일반적인 성을 다룬 영화가 아닌, 그 안에서 색다른 매력이 나올 것 같았고, 정말 나왔다. 나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소재가 성인용품일뿐이지, 전체적인 영화의 메시지는 사랑이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해가 갔고 공감이 갔다. 난희의 캐릭터가 공감이 됐다. 내가 살아온 환경도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고, 친척들이 키워줬고, 여러곳을 옮겨 다녔고 친구들도 없다. 난희의 외로움이 이해가 갔다. 내가 선택을 할 때 내가 해낼 수 있을까에 부딪힌다. 겉모습과 다르게 내면의 아픔과 순수함이 있는 사람이다. 나도 난희를 표현하면서 난희에게 의지를 하게 된 것 같다.
- 선택을 한 후 든 생각은 무엇인가. 연기자 입장에서는 도전이었을 텐데.
코미디를 정말 하고 싶었다. 연기도 굉장히 재밌게 했다. 연기를 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난희는 만화적인 캐릭터면서도 현실적인 캐릭터다.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분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상상하면서 연기를 했다. 영화 속에서 성인용품은 다시 사랑을 찾는 도구일 뿐이다. 사랑을 표현하고, 있을 때 잘하라는 가벼운 메시지다. 그런 메시지를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 꾸준히 연기를 했는데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워킹걸'을 통해 연기자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은 의도가 있었는가.
아무래도 영화의 여러 시나리오를 봤지만, 내가 선택한 작품이고 믿음이 있다. 믿음으로 시작한 작품이기에 기대가 된다. 내가 스크린까지 오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9년이 넘도록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보여드리다가 큰 스크린으로 갔다. 대중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이 '워킹걸'을 통해서 클라라라는 사람이 배우의 이미지도 가지고 있구나라는 작은 생각이 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정범식 감독이 시나리오를 주면서 한 이야기가 있는가.
내가 들었을 때는 난희 캐릭터를 굉장히 여러 사람을 염두에 두었을 때 어떤 한분이 '클라라 어때?'라고 감독님께 물으셨다. 감독님이 날 배우라는 이미지로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난희의 이미지를 생각하니 내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대화를 하면서 난희의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했고, 조여정 선배님도 난희와 클라라가 잘 맞는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다고 하더라.
- 난희는 독특한 캐릭터다. 그만큼 특별하게 캐릭터를 만들어 갔을 것 같다.
처음에는 의상팀과 헤어 메이크업 팀, 감독님 모두가 있는 곳에서 많은 스타일링을 해 봤다. 난희에 맞추는 것에 대해 감독님이 마지막으로 선택을 했다. 나도 이런 의상을 미국에 살면서도 안 입어 봤다. 입어보면서도 재밌었다. 입어 보면서 나와 어울리는 색을 찾았다. 모든 팀에 머리에서 발끝까지 어디하나 안 맞으면 이런 룩이 나오기 힘들다. 모두가 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창의성을 발휘한 것 같다. 나도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입어보고 재밌었다.
- 의상뿐만 아니라 액션도 독특했다.
목소리가 나는 약간 하이톤이다. 목소리를 약간 누르고 매력 포인트를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성전문가지만 너무 야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요구한 것은 시선처리다. 나는 리액션이 큰 편인데, 많이 누르고 시선을 상대방만 보고 이야기를 한다거나, 손짓은 많이 안쓰는 등 나를 변화시켰다.
- 다소 민망한 대사나 장면이 몇몇 있던데.
난희는 만화적인 캐릭터다. 행동 하나하나를 굉장히 고민했다. 아파트에서 난희와 보희가 첫 대면하는 신도 웃겼고, 제작보고회에서 화제가 됐던(성인용품을 혼자 테스트 해 보는 신) 장면 역시 의지할 곳(?)이 없어서 많이 힘들었다(웃음). 그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난희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민망하면서도 재밌었고, 더 하고 싶고 그랬던 것 같다.
- '워킹걸'은 보희와 난희의 성장 스토리다. 배우 클라라도 성장한 부분이 있는가.
좋은 환경에서 첫 장편 주인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연기자로서도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면서 배운 점이 많았다. 선배님들이 후배에게 편하게 해주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게 해줬다. 나도 다음 작품을 할 때 이번 환경을 통해 다음 작품을 할 때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기자로서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클라라의 섹시한 이미지 속에서 난희의 내면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 포토행사에 오는 클라라와 연기 하는 클라라는 동일인물이라고 하기 어려울정도로 다르다.
섹시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워킹걸'이 처음이다. 여러 역할을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그런 역할을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오해들은 내가 여러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해를 시켜야 하는 나의 몫인 것 같다. 나도 내가 여러 이미지로 드라마를 통해서, 여러 분야 활동을 통해서 노력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여러 가지 색으로 열심히 여기까지 왔다. 클라라라는 이름을 알리는데 8년이 걸렸다. 시간이 걸릴 뿐이지 진심은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순수하게, 변화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은가.
모든 분야의 활동을 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새로운 시도와 경험, 도전을 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연기 속에서도 거짓말로 연기를 하는 것이니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 보고 싶었다. 배우로서 성장하기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화려하고 도시적인 역할만 해 와서 다른 매력으로 작품을 통해 보여드렸을 때 그동안 쌓아왔던 경험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내 중심은 배우다. 그 안에서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여러 경험을 쌓아 가고 있는 것이다.
[배우 클라라.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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