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2015년, 드디어 한국프로야구가 10구단 시대를 맞이한다. 하지만 팀 수가 두 자릿수로 늘어났지만 프로에서 뛸만한 수준의 능력을 갖춘 선수 자원은 풍족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신생팀은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 위주로 구성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그동안 보호선수 명단에서 번번이 제외되는 등 나이가 들며 점차 뒤로 밀려났던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올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하는 kt는 신생팀이기에 어쩔 수 없이 어린 신인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다른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이들도 1군 무대에서 바로 뛸 수 있는 즉시전력감은 많지 않았다.
결국 kt는 ‘경험 부족’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그리고 kt는 해결 방안으로 특별지명과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통해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하며 신구조화를 통한 전력상승을 꾀하고 있다.
kt에 앞서 창단된 NC도 창단 당시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NC는 이를 메우기 위해 1군 무대에 진입하면서 특별지명과 FA 선수 영입을 통해 주장 이호준과 손시헌, 이종욱 등 프로야구 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 효과는 굉장했다. 기존 구단에서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선수들이 주전 경쟁을 펼치며 김경문 감독의 지휘 아래 부단히 노력한 점도 있었지만, 주장 이호준을 비롯해 베테랑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를 알려주면서 NC 선수들은 빠르게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적응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창단 3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도 거뒀다.
지금까지 프로야구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보호선수 명단에서 대부분 제외돼 왔다. 구단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주를 보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0구단 체제를 맞이하며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생겼다. 현역생활을 이어가며 마지막 열정을 태우려는 베테랑 선수들의 의지와 함께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팀을 만들어가야 하는 신생팀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신생팀이 베테랑들에게 기회가 되고, 또 어린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은 이미 NC의 사례에서 볼 수 있었다. 이 효과를 kt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즉시전력으로 쓸 수도 있는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했다. 이미 창단 첫 해 주장 신명철을 영입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말에는 장성호, 김사율, 용덕한, 김상현, 박기혁 등 프로야구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졌지만 현재 경쟁에서 다소 밀려 더욱 노력할 수 있는 동기부여까지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물론 이 베테랑 선수들이 모두 팀을 이끌 ‘리더십’형의 선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어린 선수들이 몇몇 베테랑 선수들을 두고 “우리의 정신적 지주”라고 말할 정도로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에게 의지하는 바는 크다. 또 어린 선수들에게 알려줄 기술적, 정신적인 부분도 상당하다.
한국은 스포츠 뿐만 아니라 사회 대부분의 분야에서 ‘숙련자’들을 대우해 주는 것이 줄어들고 있다. 연차가 낮은 어린 사람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발빠르게 받아들이고 조직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습득한 숙련자들의 경험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프로야구에서도 코칭스태프가 해줄 수 없는, ‘선배’가 후배를 위해 따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프로선수로서의 마음가짐과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법 등 후배들이 알 수 없는 것들을 베테랑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전수해 줘야 진정한 ‘신구조화’가 이뤄질 수 있다. 이렇게 프로야구 규모가 확대되며 베테랑은 점차 ‘단순한 노장’이 아닌 팀의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신생팀 kt 유니폼을 입은 장성호(왼쪽부터), 김사율, 용덕한, 김상현(첫 번째 사진), NC 다이노스의 이호준(왼쪽)과 이종욱(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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