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연말 배구계를 강타한 것은 바로 '트레이드 파동'이었다.
지난 해 12월 29일,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은 임대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서재덕이 현대캐피탈, 권영민과 박주형이 한국전력으로 건너 오면서 올 시즌 종료 후에는 원소속팀으로 돌아가는 임대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배구연맹(KOVO) 이적 규정에는 '국내 구단간 선수 임대차 및 원소속 구단 복귀는 정규리그 기간 중에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 타구단들의 반발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KOVO는 결국 트레이드 공시를 철회하고 말았다.
'해프닝'이라기엔 너무 큰 사건이었다. 특히 서재덕은 이미 현대캐피탈에 합류해 경기에 출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서재덕의 유니폼까지 마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했으나 이 유니폼은 결국 주인 없이 사라졌다.
서재덕은 '트레이드 후유증'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이 때문인지 서재덕의 배구는 마음 뜻대로 풀리지 않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12일 구미에서 LIG손해보험을 3-1로 꺾고 다음날 새벽 1시 30분이 되서야 숙소가 있는 의왕에 도착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자신의 아파트로 서재덕을 불렀다. 거실에서 맥주를 나누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서재덕은 "너무 잘 하려고 했다"고 말했고 진심을 알아챈 신영철 감독은 서재덕에겐 큰 문제가 없음을 결론지었다.
서재덕은 신영철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다시 한번 이를 악물었다. 한국전력은 15일 우리카드와 만나 혈투를 벌였다. 5세트까지 가는 피말리는 승부였다. 가뜩이나 순위 다툼이 치열한데 자칫 잘못하면 '최하위' 우리카드에 발목이 잡힐 수 있었다. 이때 등장한 '승부사'가 바로 서재덕. 서재덕은 최홍석의 블로킹을 연거푸 막아내는 등 결정적인 활약을 하면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서재덕에게 그간의 심경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정말 괜찮다. 체험학습을 하고 온 기분이다. 우리 팀 선수들과 허물 없이 지내서 다시 돌아와서도 편하게 지내고 있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주위에서 트레이드 후유증 같은 말을 듣기 싫어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그게 독이 됐다. 부담감으로 바뀌었고 밸런스를 찾지 못해 힘들었다. 이제 조금 찾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팀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어 경기에만 집중하기에도 모자라다. "요즘 승점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다른 팀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꼭 이겨야 할 팀은 이겨야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선수들의 머릿 속에 다 각인이 돼 있다"라는 그는 "먼저 3위인 대한항공을 따라 잡겠다는 생각이다"라고 향후 불꽃 튀는 순위 경쟁을 이끌 것임을 다짐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한국전력이 돌아온 서재덕과 함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전력 서재덕.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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