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배우 하정우를 만났다. 낯익은 배우다. 한 해에 최소한 한편의 영화를 개봉시키는 그런 배우다. 그만이 지닌 색을 알고, 그가 즐기는 농담을 안다.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 현장을 즐긴다. 그 안에서 여유를 찾는다.
사실 감독 하정우, 배우 하정우를 나눠서 볼 수는 없다. 두 사람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하정우였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질문에 따라 감독의 입장에서 답을 하기도 했고, 배우의 입장에서 답을 하기도 했다. 감독이었다가, 배우가 되기도 했고, 배우였다가 감독이 되기도 했다.
순간순간 변했다. 감독과 배우의 답변을 골라내기가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감독 혹은 배우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어렴풋했다. 과거 배우 하정우를 인터뷰했던 것을 기억해내서 분류를 했고, 미세한 표정 변화를 찾아내려 노력했다. 이번엔 감독, 이번엔 배우. 그래서 배우 하정우에게 물었다. 영화 ‘허삼관’에 대해서….
▲ 이하 하정우 배우와 나눈 일문일답.
-‘허삼관’ 출연을 소설책만 보고 결정했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소설을 받았다. 소설을 읽었을 때 허삼관이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꼈다. 이 사람이면, 이 사람이 주인공이라면 (대중들에게) 통할 수 있겠다 싶었다. 상업적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이 먼저였고 연출이 다음이었다고.
‘허삼관’ 제의를 하고 오랜 기간 이야기를 했다. 2011년 말 소설을 받았지만, 그 당시엔 내 나이가 어려서 허삼관을 할 수가 없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의 이야기다. 특수 분장으로 할 연기가 아니었다. 그 후 2013년이 됐다. 그때는 마흔 살이 되면 할 수 있겠다 싶었고, 그때까지 기다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판권의 문제가 있었고 제작사 대표가 포기 하겠다고 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 출연을 하게 됐다. 연출 제의는 그 다음이었다.
-출연만 결정했을 때 허삼관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나.
출연을 결정하고 ‘허삼관 매혈기’가 16년 동안 어떻게 시나리오를 개발됐는지 봤다. 지금 영화화된 시나리오의 뼈대가 된 대본을 천천히 살펴봤다. 가장 드라마적이고, 보편적이고, 확실히 공감할 수 있는 구조를 선택했던 것 같다.
-허삼관이 하정우고 하정우가 허삼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삼관’에 끌렸던 이유가 나랑 비슷하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여서였다. '멋진 하루'의 병운이나 '비스티 보이즈' 재현의 느낌도 있었다. 설렁설렁, 물렁물렁 이야기를 안하는 듯 하면서도 이야기를 다 한다. 그게 재밌었다.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을 내 방식대로 연기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정우스러운 영화라는 게 영화 제목도 '허삼관'이다. 허삼관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고 하정우가 연기를 했기 때문이다.
-첫 아빠 연기다.
아버지도 배우니까 일(연기를)을 하면서 나이를 먹어 가면서 아버지에 대한 생각은 늘 한다. 이번 작품은 아버지이기 전에 가장이기 전에 한 남자인 허삼관에 대해 더 집중을 했다. 아들들과 이야기 하는 것도 부모 자식 간 이야기가 아니고 남자 대 남자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 의도적인 것이었다. 대부 같은 음악을 쓴 것도 의도적이었고 허삼관이 일락을 하소용집에 대려서가 이야기 하는 것도 부모 자식 간에 친구처럼, 남자 대 남자로, 그런 관계를 보여주려고 의도를 한 것이다. (아빠)연기도 불가능하다. 그런 감정을 모른다. 내가 상상했던 것은 반대로 아버지를 사랑하고 부모 형제를 사랑하고 친구들을 사랑하는 형태는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고 노력했다.
-배우 하정우의 의미는?
배우 하정우는 지금까지 했던 것과 같다. 다만 연출을 하고 나니 좀 더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다. 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롤러코스터'를 선택해서 연출하겠다는 것이 정말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서 시작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배우 하정우다. 첫 번째는 배우다. 이 모든 것은 내가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우 하정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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