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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1기가 방송되기도 전이었던 지난 2013년 1월 프로그램 제작발표회 당시, 연예인 아빠를 따라 현장을 찾았던 한 꼬마가 객석에서 기자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어린이에겐 궁금한 것 없나요?" 그 아이의 이름은 윤후였다.
이후 윤후는 '아빠 어디가'를 통해 아빠인 가수 윤민수와 2년 간 여행을 진행했다. 그 기간동안 시청자들은 어린 천사 윤후가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아빠 어디가'에서 함께 한 모든 아이들이 소중했지만 유일하게 1기와 2기에 연이어 참여한 윤후가 남긴 시청자를 향한 위로가 너무나 컸기에 헤어짐은 더욱 아쉬웠다.
지금은 누구나 다정한 부자지만 의외로 윤민수가 '아빠 어디가'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윤후와 친해지기 위해서였다. 윤후의 어린 시절 윤민수는 바쁜 일정 속에 아들과 함께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했고 한 번은 귀가하는 자신을 향해 "엄마, 쟤 또 왔어"라고 외치는 윤후의 모습에 윤민수는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
'아빠 어디가' 초반 윤후는 축구해설가 송종국의 딸 송지아와의 알콩달콩한 모습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자신에게 친절한 송지아의 모습에 "지아는 내가 좋은가봉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지아씨", "지아 아버님" 등 어린 아이답지 않은 어휘력으로 순수한 애정을 표현했다. 시청자는 그런 윤후를 사랑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윤후의 먹방이었다. 자장라면부터 삶은 계란, 계란 프라이, 면요리까지 복스럽게 섭취해나가는 윤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동영상 전문 사이트의 인기메뉴이기도 했다.
형 김민국은 물론 막내인 이준수까지 누구와 함께 있어도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갔던 윤후는 '아빠 어디가'가 2기에 들어서며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게 됐다. 형제 없이 자란 윤후가 이제 맏형이 된 것이었다.
역할이 달라진다고 천사 윤후의 모습도 달라진 건 아니었다. 맏형이 된 후 첫 일정을 마친 뒤 지친 듯 윤민수의 어깨에 기대 "좀 힘들긴 힘들었어. 그런데 재밌고 보람 있었어. 느낌 살아있어. 대장이 된 기분이야. 그렇다고 막 괴롭힐 건 아니야. 대장은 잘 대해주는 게 대장이야"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은 윤후. 이렇게 2년 간 윤후는 키가 자란 만큼 마음도 자라났다.
물론 아빠와의 관계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아빠는 윤후를 싫어하지?"라고 물었던 윤후는 마지막 여행을 마무리하며 "내가 되게 미안하고 되게 고마워. 아빠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게 됐고, 아빠도 나의 마음을 많이 이해해줬고…. 그렇게 서로 친해졌어. 그냥 고마웠어.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좋겠어. 아빠, 고마웠어.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길 정말 잘한 것 같아"는 말을 건넸다. 아들의 편지에 윤민수는 눈물을 보였다.
'아빠 어디가'는 윤후와 함께 해 행복했고, 윤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고마웠던 2년간의 기록이었다.
[윤후.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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