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특별한 성적 목표를 세운 것은 없다. 그저 한 시즌 내내 1군에 남아 따라다니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kt 야수의 기대주인 김사연(27)에게 2015 시즌은 남다르다. 지난 2007년 한화 이글스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넥센 히어로즈를 거쳐 kt까지 오는 동안 1군 무대를 단 한 차례도 밟지 못 했기 때문이다. 야구 선수를 그만둘 것을 고민할 정도로 김사연에게 지금까지 프로야구 선수 생활은 어두운 면이 더욱 많았다.
하지만 신생팀 kt 유니폼을 입으며 김사연은 절치부심했다. 그의 간절함이 통했을까. 김사연은 kt에 입단한 이후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팀의 리드오프로 맹활약하며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최다안타 1위(125개), 홈런 1위(23개), 득점 1위(94득점), 장타율 1위(6할7푼4리), 타율 2위(3할7푼1리), 타점 2위(72타점) 등 타격 주요 부문에서 1~2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활약 때문인지 kt 조범현 감독과 주장 신명철은 올해 1군 무대에서 활약할 야수 기대주로 모두 김사연을 꼽는다. 조 감독과 신명철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김사연의 장점은 “발이 빠르고 운동신경이 좋아 가르쳐 주는 것들을 재빠르게 습득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김사연 본인이 돌아본 지난해는 퓨처스리그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더 많다. 지난해 성적은 2군 무대에서의 성적일 뿐인데다 프로야구 선수의 기본인 수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사연은 “우선 세 번째 팀에서 퓨처스리그를 뛰게 됐는데 기분이 남달랐다”며 “아무래도 신생팀이어서 기분이 설?? 프로 데뷔를 처음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비록 퓨처스리그였지만 긴장도 많이 됐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김사연은 지난해 자신의 빛나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점 보다는 아쉬운 것들이 많았다. 그는 “제가 볼에 방망이가 나가며 당하는 삼진이 많은 타자였다. 그래서 지난해 목표는 이것을 줄이는 것으로 잡았고, 이전과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줄였다는 점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사연은 “아쉬웠던 점은 너무 많아서 얘기를 못 하겠다(웃음)”면서 “굳이 꼽는다면 가장 아쉬운 것은 수비였다. 원래 내야수를 하다가 지난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는데 완벽하지 못 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실책이 5개였다. 외야수치고 실책 5개는 많은 편이다. 앞으로 수비를 많이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사연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개막전부터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큰 기록을 세우며 부담도 있었다. 당시 기억을 더듬은 김사연은 “솔직히 부담은 됐었다. 작년에 2차 캠프 때부터 방망이가 워낙 잘 맞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사이클링 히트를 치고 부담이 됐다. 1경기 했고 앞으로 99경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싶었다”면서도 “하지만 이후에 경기를 계속 나가다 보니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것을 잊게 됐다”고 말했다.
김사연에게 kt는 세 번째 프로 팀이다. 군 입대 중 한화에서 방출 소식을 접하며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도 했었다. 하지만 전역 후 넥센에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하며 야구를 계속했고, 2013 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신생팀 kt의 지명을 받았다.
kt 지명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였다. 김사연은 “방출 당했을 때는 정말 가슴 아팠다. 군대를 가기 전에 얘기를 들은 것이 아니고 군대 있을 때 들어서 솔직히 야구를 다시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다시 야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넥센에 있다가 2차 드래프트로 kt에 지명됐을 때는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넥센을 힘들게 들어간 뒤 40명 보호명단에서 제외됐지만 kt에 지명되면서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다. 신생팀이다 보니 기회가 많이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kt에서 퓨처스리그 한 시즌을 보내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김사연이지만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 겨울 특별지명을 통해 주전 중견수와 1번 타자 자리가 유력한 이대형(31)이 영입됐기 때문이다. 김사연은 이대형과의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김사연은 “외야에 경쟁해야 하는 선수가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솔직히 1번 타자 자리는 탐난다”며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처음 데뷔하는 무대인데, 퓨처스리그였지만 지난해 1번 타자로 나가보니 설레고 긴장된 기분이 정말 좋았다. 1번 타자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그래서 1번 타자는 정말 욕심도 나고 탐난다. 근데 (이)대형이 형이 있으니 제가 그 자리를 꿰찰려면 더욱 노력해서 감독님 눈에 들어야 한다”며 경쟁을 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사연의 올해 목표는 특별하게 수치로 정한 것은 없다. 그의 목표는 아직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풀타임 1군 선수가 되는 것이다. 김사연은 “올해 개인 목표를 특별히 세운 것은 없다”면서도 “일단 1군에 남아 따라다니는 것이 목표다. 목표를 세웠다가 만약에 그것을 달성하지 못하면 제가 일찍 포기해서 허탈할 것 같다. 그래서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안 잡고 1군에 일단 남자고 정했다. 어차피 올해만 야구하는 것이 아니고 길게 해야되니깐 올해 일단 1군에 남아서 그 다음에 보완할 점을 찾아 목표를 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사연은 “프로 선수이니 열심히 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잘 해야 한다. 스프링캠프를 거쳐서 경쟁에서 이겨서 돌아오고 싶다”며 스프링캠프를 갖는 각오를 밝혔다.
지금까지 김사연은 재능은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하며 경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이제 김사연은 신생팀에서 재능을 만개하며 발휘할 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베테랑 선배들과 경쟁할 각오도 돼 있다. 간절함을 가진 김사연이 올 시즌 kt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할 듯하다.
[김사연. 사진 = kt 위즈 제공]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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