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미' 기성용 시프트를 고민할 때다

[마이데일리 = 호주 멜버른 안경남 기자] 이제는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26·스완지시티) 시프트를 고민할 때가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2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015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서 3연승을 기록하며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오만, 쿠웨이트를 상대로 고전했지만 호주를 꺾으며 다시금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청용이 대회 한 경기 만에 다리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고 구자철은 호주전서 인대파열로 남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공격 2선이 붕괴됐다.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과 오른쪽 날개 이청용이 사라졌다. 전력 손실이 생각보다 크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이 두터운 신뢰를 보낸 구자철의 부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새로 짜야한다.

대체자로는 ‘카타르 메시’ 남태희(레퀴야)가 1순위로 꼽힌다. 남태희는 대회전까지 슈틸리케 황태자로 불리며 구자철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하자 조커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청용이 빠진 쿠웨이트전에 선발로 나와 결승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그밖에 이명주(알아인), 이근호(엘자이시)도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설 수 있다.

하지만 남태희의 경우 쿠웨이트전서 장단점이 분명했던 만큼 보다 확실한 카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바로 ‘기성용 시프트’다. 기성용은 호주전서 후반 31분 이후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돼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철의 부상과 장현수의 교체 투입에 의한 강제적 변화였지만 기성용은 전방에서도 기본 이상을 해냈다.(그래픽 참조)

남태희의 경우 드리블에 능하지만 전방에서 힘과 높이에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남태희는 상대가 지친 후반에 조커로서 더 빛날 수 있는 선수다. 반면 기성용은 호주전처럼 볼을 소유하는 능력과 패스에도 능하기 때문에 충분히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활용 가치가 크다.

8강부터는 지면 탈락이다. 조별리그처럼 무실점을 해야 경기를 이길 수 있다. 어쩌면 공격보다 수비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기성용을 전진시키고 박주호(마인츠)와 함께 한국영(카타르SC) 또는 장현수(광저우푸리)를 배치해 더블 볼란치를 구성하는 것도 수비를 강화하는 좋은 방법이다. 기성용의 수비 부담을 더는 동시에 전방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다.

기성용은 올 시즌 소속팀 스완지시티서 강행군을 펼쳐 아시안컵을 앞두고 체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주장 완장을 단 그는 매 경기 한계를 뛰어넘는 체력을 보이며 한국의 든든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8강전에서도 한국은 기성용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 이청용, 구자철이 부상으로 쓰러진 지금, 이제는 ‘기성용 시프트’를 고민할 때가 됐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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