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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본명이 김태호다. 데뷔 후 활동 중에 이름을 바꾼 건데, 2013년부터 이름을 널리 알렸으니 예명 덕 톡톡히 본 셈이다.
이름에 꼭 '혁' 자를 넣어보고 싶었다. '혁' 앞에 왠지 '진' 자를 붙여 '진혁'이라고 불러보니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작명소에선 이름으로 '건', '빈'을 추천했지만 썩 맘에 들진 않는다. 결국 '진혁'에 어울릴 법한 성 '최'를 얻었다. 그래서 탄생한 이름이 '최진혁'이다. '구가의 서' 구월령, '오만과 편견' 구동치란 이름으로도 불린 그 최진혁이다.
▲ 오만과 편견은 고통스럽다.
3월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은 가볍고 밝은 작품이 낫지 싶었다. '오만과 편견'은 희망과 정반대였다. 무겁고 어두운 작품이었다. 최진혁은 "김진민 감독님이 꼬셨다"고 했다. "대본은 근래 보기 드문 대본이었다"고도 했다.
역시 구동치는 어려웠다. "고통스러웠다"는 게 최진혁의 기억이다. 순서대로 흐르지 않는 '오만과 편견'의 시간이 시청자에겐 미로였다면, 최진혁은 미로 안을 직접 뛰어다니는 주인공이었다.
그래도 "만족한다" 했다. 고통도 나름 "행복한 고통이었다" 했다. "흥행을 바라고 한 작품이 아니었다. 멜로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동치와 열무의 연애가 주도 아니었다. 더 큰 메시지가 있는 드라마였다.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컸다. 보람이 있었다."
문희만 부장 최민수에겐 배운 게 많다. "연기의 마지막 단계가 메소드 연기라고 생각했다. 그 메소드 연기를 하는 분을 처음 봤다. 난 그저 믿고 기댔다." 덕분에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최민수 탓이다. 인간적으로도 느낀 게 크다. 최진혁에게 최민수는 "귀엽고 자상한 선배"다. "최민수 선배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와 선입견이 있다. 막내 스태프까지 다 챙기는 자상한 선배다. 오해를 하고 안 좋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얘기 들으면 마음이 안 좋다. 같이 작품 하면서 최민수 선배를 좋아하게 됐다. 또 존경하게 됐다."
'오만과 편견'에 아쉬운 건 있다. 촬영 시간에 쫓겨 철저한 작품이 되지 못했다. "수학공식 풀 듯 '이 대사를 왜 하는 걸까' 2, 3시간 연구하고, 밤새 노트를 만든 적도 있다"는 최진혁인데, "심한 경우 대본 나오자마자 10분 안에 찍기도 했다"고 한다. 열악한 제작 환경 탓이다.
마지막 21회 촬영은 공소시효가 임박했고, 방송 시간도 임박했었다. 구동치가 삽질한 건 아버지가 묻은 증거를 찾기 위해서였고, 자기 자신을 살인 혐의로 기소한 구동치가 3년 뒤 변호사가 된 건 정당방위를 인정 받았기 때문이라는데, 충분한 설명은 없었다. 시청자들은 답답해 했다. "모든 관계를 정리하기에 마지막 한 회는 너무 짧았다"고 최진혁도 인정했다. "뜨뜻미지근하게 느낀 분들도 있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만족하면서 찍었다" 했다.
▲ 눈물 참겠다.
3월에 입대한다. 열 아홉 살 때 친구랑 동반 입대하려다가 길거리 캐스팅 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얼추 10년 만이다.
군 생활에 두려움은 단 하나뿐이다. 삭발은 두렵지 않다. 원래 고등학생 때 6~9 mm로 밀고 다녔다. 꽉 찬 나이에 어린 선임들과의 생활도 두렵지 않다. 내년이면 띠동갑 후임도 들어오는데 나이차 많이 나서 수월한 부분도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잘난 체만 안 하고 군 생활한다면 다른 병사들도 결국 인정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두려움은 단 하나뿐이다. "다만 그 안에서 TV로 동료들을 볼 때 연기에 대한 욕구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 하는 두려움은 있다." 대신 "2년 동안 숙성돼 있다 나오면 연기도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웃는다.
여자친구는 없다. 백진희한테 "걸그룹이랑 친해져서 같이 면회 와라" 했단다.
"연애 안 해본 지 2년 정도 됐다. 오래됐다. 설레는 감정을 까먹었나 보다. 드라마 끝나니까 좀 외롭다. 근데 사실 사람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 클럽에 가는 것도 아니다. 늘 만나는 분들 만나게 된다. 새로운 사람을 사귈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남은 두 달 동안 놀 거다. 같이 노는 친구들이 있다. 대부분 배우 하는 후배들이다. 군대 간다니까 '형 믿기지가 않네요' 하더라. 하하. 부산에 가고 싶다.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할 거다. 입대하는 날에는 울컥하지 않을까. 슬픈 노래를 튼다던데…. 그래도 눈물 한 번 참아보겠다."
최진혁의 입대 전 마지막 인터뷰였다. 김태호로 살다 최진혁이 되어 구월령으로 살았다가 구동치로도 살아본 최진혁이다. 2017년 다시 돌아왔을 때, 그때는 또 어떤 이름으로 나타날지 괜히 기대가 된다.
[배우 최진혁. 사진 = 레드브릭하우스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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