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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분투하는 청춘들에게 바칩니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는 현재를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수많은 청춘들에게 바치는 영화다. 꼭 엔딩크레딧에 '분투하는 청춘들에게 바칩니다'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더라도 이 영화를 본 청춘이라면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것.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내 심장을 쏴라'는 평온한 병원생활을 이어가던 모범환자 수명이 시한폭탄 같은 동갑내기 친구 승민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원작의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내는 미덕을 보인다. "무재개를 넘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처음엔 낯설고 두려운 일"이라며 위로를 건네면서도 무지개를 넘어선, 또 넘어서려하는 청춘들에게 "이제 빼앗기지 마. 네 시간은 네 것"이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 "숨는 놈, 대충 견뎌내는 놈 말고 네 인생을 상대하는 놈이 있기는 하냐"며 당당히 자신의 인생과 맞부딪혀 살아가라는 충고도 곁들인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민기, 여진구가 제 역량을 톡톡히 발휘했다. 자신이 꿈꾸는 인생을 위해 끊임없이 부딪히는 승민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이민기,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인해 병원에 숨어 조용히 살고 싶어 하는 수명은 어린나이에도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여진구가 맡았다.
이민기는 미쳐서 병원에 들어오는 사람이 아닌, 병원에 들어와 미쳐가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꿈을 좇는 한 청춘의 모습들을 팔딱팔딱하게 그려낸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생활 중인 탓에 자신을 향한 호평을 더 빨리 피부로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정도. 여진구는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와 함께 띠동갑 커플 이민기, 여진구의 브로맨스도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여진구가 연기한 수명이 여자 캐릭터였어도 무리가 없을 것. 그럼에도 이들의 브로맨스는 거북함 보다는 오히려 양념 같은 역할을 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 외에도 이 영화에서 볼 수 없을 것만 같던 카체이싱, 액션 등도 의외의 재미를 안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영화를 통해 상업영화로 데뷔하는 문제용 감독은 셈세한 연출력으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고 '충무로의 독보적 악역'이 될 법한 박두식은 그 분야에서 정점을 찍을 모습을 상상케 한다.
하지만 소소함보다는 스펙터클, 잔잔하게 물들이는 메시지보다는 강력한 한 방을 원하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정신병원이라는 독특한 공간, 그런 만큼 독특한 캐릭터들의 활약을 기대했던 관객들 역시 100%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한편 진짜 인생을 찾기 위한 25세 동갑내기의 이야기를 그려낸 '내 심장을 쏴라'는 오는 28일 개봉된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 포스터, 스틸. 사진 = 주피터필름, 리틀빅픽처스, 이수C&E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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