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가 무섭다. 기존 6강 구도를 허물기 직전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시즌 전부터 LG를 경계했다. 플레이오프에 올라오면 지난해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시즌 첫 6연승. 리오 라이온스 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한 오리온스도 가볍게 넘어섰다. 6위 kt에 단 0.5경기 차로 추격한 상황. 이 페이스라면 6강 한 자리를 가볍게 차지할 것 같다.
김진 감독은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6강 진입에 총력전을 펼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기존 6강이 긴장하는 건 단순히 LG가 6강 진입을 눈 앞에 뒀기 때문이 아니다. 그 상승세가 SK 모비스 동부로 이어지는 최상위권까지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의 발언도 그렇고, 대부분 농구관계자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원래 올라올 팀이었는데, 그 시기가 늦었을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빅3 정상가동, 김진 감독의 배려심
LG가 자랑하는 빅3. 데이본 제퍼슨 문태종 김종규의 컨디션이 모두 정상수준으로 올라왔다. 이들이 동시에 정상에 가까운 경기력을 뽐내는 건 사실상 최근이 처음. 그동안 이들은 극심한 엇박자를 냈다. 시즌 초반 문태종이 대표팀 휴유증으로 극도로 힘들어했다. 제퍼슨은 몸을 전혀 만들어놓지 않았다. 김종규의 상태는 양호했지만, 휴식이 필요했다.
인상적인 건, 김 감독이 서두르지 않았다는 점. 문태종에겐 1라운드 막판 휴식을 줬다. 인내는 끝이 아니었다.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던 김종규가 11월 27일 KCC전서 발목에 부상했다. 그 사이 제퍼슨도 팔꿈치 부상으로 6경기 결장했고, 몸을 끌어올리는 작업 중이라 팀 전력이 전혀 본 궤도에 오르지 않았던 시점. 그러나 김 감독은 김종규를 끝까지 기다렸다. 김 감독은 20일 오리온스전을 앞두고 “원래 올스타브레이크 전에 복귀시킬 생각도 있었다. 본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상태가 좋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니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복귀 의지가 강력했던 김종규를 뜯어말렸다. 결국 15일 삼성전서 복귀시켰다. 최상의 타이밍. 제퍼슨과 문태종 모두 정상 경기력을 회복하며 서서히 팀 경기력이 올라오던 시점. 김종규 가세는 LG 전력의 마침표였다. 김 감독의 인내심이 없었다면, 빅3 경기력이 지금도 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라왔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었다.
▲SK 모비스 동부를 잡을 수 있을까
LG가 최근 6연승을 거두면서 승리한 팀을 살펴보자. 오리온스 KCC KGC 삼성 kt 다시 오리온스. 오리온스를 제외하곤 모두 중, 하위권 팀들. 2일 오리온스전과 18일 kt전을 빼놓곤 10점차 이상의 대승. 하지만, 오리온스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과 비교할 때, LG가 기본적인 전력서 애당초 크게 앞선다. KCC는 김태술의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데다 하승진 타일러 윌커슨의 조화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추락했다. KGC 역시 부상자 속출, 구단 운영의 아쉬움 등이 결합해 전력의 100%를 발휘하지 못한 채 추락했다. 삼성은 기본적인 전력이 약하다. kt는 시즌 내내 중위권서 버티고 있고, 전력이 좋아진 부분도 있지만, 100% 전력의 LG에는 대부분 포지션 모두 비교 열세. 즉, 업그레이드 된 LG로선 애당초 이들 모두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물론 20일 오리온스를 꺾은 건 LG의 저력이 확실히 느껴진 경기. 라이온스가 가세한 오리온스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빅3가 최강의 지배력을 뽐냈고, 오리온스의 약점(빠르지 않은 공수전환)을 공략해 완승을 거뒀다. LG가 오리온스를 넘어서면서 결국 현 시점서 대부분 팀을 충분히 요리할만한 수준인 게 간접적으로 증명됐다.
결국 SK 모비스 동부로 이어지는 상위권 빅3와의 진검승부만 남았다. LG는 빅3가 본 궤도에 오른 뒤 아직 이들과 상대하지 않았다. 김진 감독에게 이 팀들과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 갖춰졌는지 묻자 “6강 진입에 집중할 때”라는 말이 돌아왔다. 당연하다. 현재 LG의 당면과제는 6강 진입이다. 그러나 LG 전력상 단순히 플레이오프 진출만을 얘기해선 안 될 것 같다. 지금 전력과 기세를 보면 오리온스, kt, 전자랜드 중 1팀을 무너뜨릴 게 확실시 된다. 관심은 탄력을 받은 LG가 SK 모비스 동부까지 쓰러뜨릴 수 있느냐에 모아진다.
이 부분에 대한 대답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LG 전력이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 지난해처럼 완벽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현 시점에서 SK 모비스 동부를 확실하게 꺾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승차도 제법 차이가 난다. 한 농구관계자는 “LG가 좋아졌지만, 지금 전력만 보면 플레이오프서도 SK 모비스 동부를 압도할 전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LG가 플레이오프에 갈 순 있어도, 플레이오프 우승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는 의미.
그런 점에서 LG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김 감독이 조심스러운 이유가 있다. 일단 김종규의 경기력이 완벽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발목이 좋아지면서 기동력을 완벽히 회복했지만, 순간적인 파워 발휘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김종규는 “포스트업 후 돌아설 때 힘이 조금 부족하다. 몸 밸런스가 완전하지 않다. 보완해야 한다”라고 했다. 세밀한 보완점인데, 플레이오프서는 중요한 포인트다. 상대 분석이 극심한 플레이오프서 감독들은 이런 부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기승호의 복귀도 남아있다. 김 감독은 “시점을 봐야 한다”라고 했는데, 시즌 직전 당한 발목 부상과 재활이 거의 마무리 단계다. 외곽에서 한 방 능력이 있고, 내, 외곽 수비 모두 능통한 기승호의 가세는 LG 전력의 진정한 완성을 의미한다. 김영환과 문태종의 과부하를 덜어낼 수 있는 카드. 특히 LG가 현 시점에서 부족한 수비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카드. 다만 김 감독은 “실전감각을 찾기 위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런 조그마한 부분들이 채워질 경우 LG의 내실은 더욱 강해진다. 플레이오프서 SK 모비스 동부를 상대할 수 있는 전력이 갖춰진다는 의미. 흥미롭다. LG가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구도 재편은 물론, 챔피언결정전 우승 지형도까지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저력을 뽐내고 있다. 결국 현 시점에서 최상위권 팀들과의 충돌에 관심이 집중된다. 당장 SK 모비스 동부를 끌어내리긴 쉽지 않지만, 세부적인 약점을 보완할 경우 플레이오프서는 대등한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
[LG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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