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멜버른 안경남 기자] 극과극이다.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180도 다른 행보로 조별리그를 관통했다.
일본은 20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랙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서 요른단을 2-0으로 누르고 3연승을 기록하며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7골 무실점의 완벽한 페이스다.
한국과는 같으면서 다르다. 똑같이 3승으로 조1위를 한 건 같지만 선수단을 운영한 방식은 완전히 달랐다. 한국은 부상과 감기로 23명 중 21명을 선발로 내세워야 했다. 반면 일본은 3경기 선발로 모두 같았다. 부상자도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부상’이다. 한국은 이청용(볼튼), 구자철(마인츠)이 심각한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그 사이 감기 바이러스가 한국을 덮쳤고 몇몇 선수들은 경기 중 당한 타박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졌다.
그로인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그는 “불가항력이었다”고 표현했다. 조별리그 3경기의 선발이 무려 7명씩 계속 바뀌었다. 원톱은 경기마다 달랐고 포백 수비조합도 마찬가지였다. 1-0 승리는 이어졌지만 경기력은 불안했다.
그럼에도 3승을 기록하고 개최국 호주를 꺾은 건 큰 수확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낸 한국이다. 축구 팬들 사이에선 ‘늪 축구’다. ‘알뜰축구’다라는 수식어까지 생겼다.
일본은 한 마디로 꾸준하다. 3경기 선발에 변화가 없다. 원톱 오카자키를 중심으로 공격 2선에는 왼쪽부터 이누이, 카가와, 엔도, 혼다가 선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주장 하세베가 맡고 포백은 나가토코, 모리시게, 요시다, 사카이가 지킨다. 골키퍼는 가와시마다.
베스트11이 고정되면서 일본 축구는 자신들의 스타일을 매 경기 명확하게 표현했다. ‘스시타카’로 표현되는 패싱축구를 바탕으로 혼다, 카가와의 창의력과 좌우 풀백의 엄청난 오버래핑으로 상대를 파괴한다.
다만, 한국과 달리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존재한다. 일본은 조별리그서 교체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후반에 변화를 주면 오히려 팀 밸런스가 깨지는 모습을 보였다. 플랜A는 강하지만 플랜B는 약하다. 조별리그에선 문제가 없었지만 토너먼트에선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과 일본 중 누가 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하긴 어렵다. 다만, 이러한 극과극의 행보가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할 뿐이다. 결국에는 최후에 웃는 자가 승자기 때문이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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