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약했죠.”
상무는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의 피해자(?)다. 작년 10월 남자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오세근이 조기 전역했다. 이밖에 김선형, 김종규 등 잠재적 고객(?)도 잃었다. 농구관계자들 사이에선 대표팀 코치로 일했던 상무 이훈재 감독이 기뻐하면서도 속으로는 아쉬움을 곱씹었을 것이란 우스갯소리도 돌았다.
상무가 또 한번 해냈다. 21일 고양에서 열린 D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서 오리온스에 대승했다. 상무는 D리그 초대 챔피언에 오르면서 또 한번 아마추어 최강임을 과시했다. 정규리그 12경기, 챔피언결정전 2경기 모두 완승을 거뒀다. 14연승으로 퍼펙트 우승. 애당초 프로 2군으로 구성된 팀들과 전력 차가 확연했다.
현재 상무는 최진수, 변기훈, 이관희, 김상규 등이 주축이다. 최근 몇 년간 함지훈, 윤호영 등이 강력한 중심축 역할을 한 것에 비하면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건 사실이다. 때문에 예년에 비하면 상무 전력이 살짝 떨어지는 건 맞다. 물론 프로 2군 팀들과는 별개로 절대적인 기준에서 보면 그렇다는 의미.
때문에 상무의 D리그 초대 우승이 의미가 깊다. 이훈재 감독은 “확실히 예전에 비하면 중심을 잡아주는 힘이 부족하긴 했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예전보다 전력이 약해진 건 아니다. 오히려 전 선수가 뭉쳐서 좋은 경기를 해줬다. 좋은 경기를 펼쳐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라고 했다.
실제 그렇다. 과거 함지훈, 윤호영 등 확실한 에이스가 있었고, 아시안게임 직전까지만 해도 오세근이란 에이스가 있었다. 반면 올 시즌에는 확실한 골밑 자원은 물론, 승부처를 책임질 해결사가 부족했다. 오히려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는 게 이 감독 설명이다. 사실 확실한 에이스가 있는 건 경기를 이기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도 전력상 상무를 이길 프로 2진급 팀은 없다는 게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승부처서 모든 선수가 내, 외곽 조화를 이뤄 승리를 만들어낸 건 인상적이다. 이 감독은 “근본적으로 이 선수들이 프로 팀에 돌아가서 더 잘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의미가 있다. 에이스가 없는 상황서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 없이 강인한 승부처를 버텨내는 훈련을 했다는 의미. 실제 상무의 게임 내용을 보면 거의 매 경기 10~20점 사이를 기록한 선수가 최소 2~3명은 됐다. 프로에 돌아가서도 당연히 개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 감독은 “기술적으로는 좋아질 게 뭐가 있겠나”라면서도 “이관희는 원래 개인기량이 좋은 선수였다. 외국인선수가 없긴 하지만, 여기서 자신감을 찾아서 돌아갈 것이다. 최진수 역시 많이 좋아졌다. 책임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사실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도 있다. 다른 D리그 참가 팀들과 기술적인 차이가 확연하다. 매년 새로운 선수가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조직력 구축도 쉬운 게 아니다. 그러나 이 감독은 “항상 군인정신을 강조한다. 농구는 심리적, 정신적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했다. 에이스 없이 일궈낸 상무의 D리그 초대 우승. 당연히 의미가 있다. 개개인 발전의 발판이 형성된다. D리그의 순기능이다.
[상무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