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멀쩡한 선수가 시즌 아웃 처분을 받았다.
KGC인삼공사 장민국이 시즌을 접었다. 이동남 감독대행은 21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민국이를 귀가 조치했다. 올 시즌에는 더 이상 뛰지 않는다. 본인과도 합의했다”라고 했다. 이 감독대행은 19일 SK전을 앞두고 장민국의 귀가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시즌 아웃 언급은 이날 처음으로 했다. 이 대행은 “본인도 멘탈붕괴에 빠졌다. 지금 상황에선 민국이가 뛰지 않는 게 옳다고 본다”라고 했다. 다만, 임의탈퇴는 아니고, 남은 시즌 월급은 정상적으로 지급된다.
장민국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 17일 부친이자 배구스타 출신 장윤창 씨가 구단 사무실 기물 파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장 씨는 아들 장민국의 출전시간이 적다며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실제 트레이드가 되지 않자 구단에 분통을 터트렸다. 장 씨의 입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팀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장민국의 트레이드 시도 사실도 드러났다.
▲잘못은 아버지가 했는데
장민국은 시즌 중반까지 허리 부상으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또 장민국의 포지션엔 양희종이라는 간판스타가 버티고 있다. 당연히 KCC 시절처럼 많은 출전 시간을 갖지 못했다. 이 대행은 “최근엔 허리도 이상이 없었다. 아픈 곳은 없었다”라고 했다. 결국 KGC는 멀쩡한 선수를 시즌 아웃시켰고, 귀가 조치했다.
장민국 트레이드는 시즌 중반부터 몇몇 구단과 진행됐다. 그리고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 삼성과 트레이드 성사 직전까지 갔다. 삼성은 장민국의 3번 자리가 사실상 비었다. 이상민 감독도 장민국을 원했다. 그런데 농구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KGC 구단이 장 씨에게 아들을 트레이드 시키겠다는 언질을 줬다고 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KGC와 삼성의 장민국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자 장 씨가 사고를 내고 말았다.
KGC 구단이 장 씨와 어떤 얘기를 했는지 몰라도, 장 씨의 기물파손 행위는 분명 잘못됐다. 시즌 중 트레이드 논의 및 무산은 프로스포츠에선 흔한 일이다. KGC도 사건이 커지는 걸 원하지 않았지만, 장 씨의 입건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민국의 트레이드 시도 사실도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KGC 입장에선 미묘해졌다. 이미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난 상황. 이대로 장민국을 안고 가기엔 모양새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결국 구단은 마음이 다친 장민국을 집으로 보냈다.
그런데 마음에 상처를 입은 선수를 집에 보낸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일까. 일시적으로 팀 분위기를 살릴 순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 지금 장민국은 마음 고생을 하고 있지만, 경기 출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런 상황서 구단의 시즌 아웃 및 귀가 조치는 장민국의 경기감각을 떨어트려 가치를 하락시키는 모양새나 다름없다. 결국 잘못은 아버지가 했는데, 페널티는 아들이 받게 됐다. 한 농구관계자는 “이런 일이 터지기 전에 무조건 장민국을 어느 팀으로든 이적시켰어야 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당연하다.
이 대행은 “민국이 트레이드는 올 시즌 후 다시 추진한다. 본인이 상무를 가고 싶다면 구단에서 행정적 지원을 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 부분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KGC는 분명히 장민국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민국을 다가올 비 시즌에 트레이드 하려면 시즌 아웃이 아니라 시즌 막판까지 경기감각을 유지시켜서 타 구단 관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게 하는 게 옳다. 장민국은 수비력에 약점이 있지만, 공격력은 쓸 만 하다. 양희종 백업으로는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 더구나 KGC는 6강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서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장민국을 귀가조치 시킨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구단 스스로 트레이드를 어렵게 한 모양새다. 삼성과 무슨 얘기가 어떻게 오갔는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KGC 구단의 수완이 부족해 트레이드가 불발됐다. 또 결정적인 잘못은 아버지 장 씨가 저질렀다. 하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아들 장민국이 받게 됐다. 농구선수는 코트에서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아무리 살펴봐도 죄 없는 장민국이 코트에 나서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끝 없는 잡음
복수의 농구관계자들은 “KGC 스포츠단 고위 수뇌부들이 스포츠 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별로 하지 않는다. 자신들 편의에 맞게 움직인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엔 과거 공기업 특유의 느슨한 문화 잔재가 남아있다고 보면 된다. 여전히 KGC 스포츠단 일부 고위수뇌부들 사이에선 ‘우승도 좋지만, 어쨌든 무사히 시즌을 치르기만 하면 OK’라는 마인드가 남아있다는 게 농구관계자들 지적.
따지고 보면, KGC의 잡음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상범 감독의 경질과정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또 이동남 감독대행의 갑작스러운 선임과 이 대행을 둘러싼 외부의 흔들기에 이번 장윤창 씨 사건과 장민국 시즌 아웃 및 귀가조치까지. 모두 프로 구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물론 KGC 입장에선 이 대행 흔들기와 장 씨 사건은 외부 돌발변수다. 이 부분에선 분명 피해자다. 하지만, 애당초 KGC 구단이 프로로서 깔끔한 행보를 보이지 못한 것에 대한 대가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구단 고위수뇌부들의 일 처리가 깔끔했다면 모두가 마음고생을 할 필요도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장민국을 영입한 것도 KGC였고, 트레이드 시도를 한 것도 KGC였다. 프로구단은 선수가 법적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끝까지 그 선수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 그런데 구단 안팎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고 해서 멀쩡한 선수를 시즌 아웃 처리한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구단 고위 수뇌부들, 현장 코칭스태프들이 마음 고생 중인 장민국을 다독여 코트에서 다시 실력발휘를 하도록 도와줬어야 했다.
[장민국(위, 가운데), KGC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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