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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아이돌 그룹 엑소의 티저 영상이 표절 논란에 휩싸여 한차례 곤욕을 치른 가운데, 해당 영상을 제작했던 감독이 억울함을 드러냈다.
엑소의 티저 영상을 제작한 외주 제작사 VM프로덕션 측 감독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약 두 달 전, 우리는 두 명의 외국인 디자이너에게 작업에 들어갈 3~4초 정도 소스의 구매를 요청했다. 그런데 그 중 한 디자이너가 느린 피드백과 잦은 미스커뮤니케이션으로 해당 작업 내내 우릴 힘들게 했다"고 시작하는 글로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감독은 "의아했던 건, 사전에 이미지 구매로 협의했던 금액이 영상의 공개 직후, 알 수 없는 이유로 더 높게 변동되어 요구되었다는 점이다"며 "헌데 며칠 전 유튜브에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알아보니, 그 그래픽에 저작권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더 황당하게도 유튜브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지금까지 나와 연락한 그 디자이너가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고 보니 그 외에도 또 다른 공동작업자가 있었다. 그 디자이너는 우리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금액을 협의했던 것이었다"며 "유튜브에 문제를 제기한 다른 디자이너에게 연락을 하니 짜여진 것처럼 그도 문제의 디자이너와 같은 가격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또 "회의감이 들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영상 전체 흐름과 무관한 별 비중없는 그래픽으로 표절 시비를 자청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순수하고 즐겁게 작업하려 했던 이 모든 과정이 몇몇 외국 장사치들에 의해 퇴색된 것만 같은 기분이다"라고 고백하며 속상함을 표현했다.
한편 최근 스웨덴의 3D 아티스트 에릭 소더버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 첫 화면에 "엑소의 티저 영상이 자신을 포함한 3명의 그래픽 디자이너 작품을 표절했다"는 글을 게재해 논란의 불을 지폈다.
이후 외주제작사 측은 표절 의혹에 대해 "해당 소스는 그래픽 작업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허락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표절이 절대 아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해 당황스럽고 작업자에게 연락해 조치를 취했고 현재 정상적으로 유튜브에서 서비스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아래는 외주제작사 감독의 글 전문.
지난 12월에 공개했던 엑소의 티져영상에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았다. 약 한 달 간의 해외촬영에서 막 돌아온 터라 설명할 틈도 없이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갔다. 심지어는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한 듯한 뉘앙스까지 전해 듣게 되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하는걸까?
약 두 달 전, 우리는 두 명의 외국인 디자이너에게 작업에 들어갈 3~4초 정도 소스의 구매를 요청했다. 그런데 그 중 한 디자이너가 느린 피드백과 잦은 미스커뮤니케이션으로 해당 작업 내내 우릴 힘들게 했다. 의아했던 건, 사전에 이미지 구매로 협의했던 금액이 영상의 공개 직후, 알 수 없는 이유로 더 높게 변동되어 요구되었다는 점이다. 줄거리완 무관하게 인서트로 포함시켰던 그래픽을 두고 그 금액을 요구한 그에게, 해당 소스를 삭제하고 화를 내고 싶었다. 허나 빠듯한 일정으로 이미 영상은 바이럴이 진행되었고 그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찝찝한 마음으로 그 금액을 수락했고 그렇게 일이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헌데 며칠 전 유투브에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알아보니, 그 그래픽에 저작권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더 황당하게도 유투브에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지금까지 나와 연락한 그 디자이너가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이미 비용 협의를 마쳤기에 이해가 되지 않아, 문제의 디자이너에게 연락했지만 좀처럼 연락이 닿지 않았다. 힘겹게 연락이 닿아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알고 보니 그 외에도 또 다른 공동작업자가 있었다. 그 디자이너는 우리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금액을 협의했던 것이었다. 애시당초 공동작업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왜 밝히지 않았을까. 이제껏 나눴던 수많은 통화는 뭐란 말인가. 황당하기 이를 데 없었다. 클레임을 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미 영상이 공개된 시점이라 우리는 협상의 약자가 되었다.
유튜브에 문제를 제기한 다른 디자이너에게 연락을 하니 짜여진 것처럼 그도 문제의 디자이너와 같은 가격을 요구해왔다.
지칠대로 지친 우리는 문제를 심각히 만들고 싶지 않았고 그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상황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무엇보다 클라이언트에게 더 이상의 오해와 불편함을 줄 수 없었다. 우리는 그에게 돈을 송금했다.
거짓말처럼 유투브가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정상화되었고 그의 트윗과 블로그엔 마치 이 모든 상황이 아무렇지 않은 듯, 즐거운 냥 해프닝과도 같은 짤막한 글로 쓰여져 마무리 되어 있었다.
회의감이 들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영상 전체 흐름과 무관한 별 비중없는 그래픽으로 표절 시비를 자청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순수하고 즐겁게 작업하려 했던 이 모든 과정이 몇몇 외국 장사치들에 의해 퇴색된 것만 같은 기분이다.
[엑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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