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고치 강산 기자]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15일부터 일본 고치현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19일까지는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캐치볼 등 기본적인 훈련이 진행됐다. 그리고 선수단은 19일 오후부터 20일 오후까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이게 또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20일 야간훈련을 시작으로 본격 지옥훈련의 막이 오른 것. 23일 고치 시영구장에서 만난 김성근 감독은 "이제 본격 훈련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날 투수조는 고치 시영구장에서 캐치볼로 몸을 푼 뒤 1루 베이스커버, 견제 훈련 등을 실시했다. 오후 12시 15분부터 35분까지 짧은 점심시간이 끝나기 무섭게 오후 훈련을 시작했다. 라이브피칭을 하지 않는 투수들은 스프린트 러닝을 실시했다. 스프린트는 40m와 30m, 20m 거리를 7번씩 전력 질주하는 것. 메인 러닝은 60분간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이다. 하체 강화를 위해서는 뛰고 또 뛰어야 한다.
야수조는 고치 시영구장과 동부구장으로 각각 이동해 훈련을 실시했다. 메인구장과 보조구장, 실내연습장을 돌며 타격 연습에 열을 올렸다. 특히 보조구장에서는 5개 공간에서 펑고와 번트, 2루 베이스커버 훈련이 진행됐다. 내야수 강경학은 빠르고 강한 펑고를 수차례 받아냈다. 넘어지지 않으면 받을 수 없는 타구도 수두룩했다. 강경학 뒤에 보인 공이 1박스(약 250개)는 족히 돼 보였다.
포수 정범모는 후루쿠보 코치와 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구 훈련에 한창이었다. 전종화 코치가 던진 공을 받아 정확히 2루에 던져야 한다. 박한결이 정범모의 송구를 받아 태그 동작까지 취했다. 후루쿠보 코치는 정범모의 송구가 정확히 전달되자 "오~"라고 외치며 격려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구장 한가운데 서서 훈련을 지켜봤다. 5개 공간에서 진행 중인 훈련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니 선수들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러닝을 마치고 보조구장에 입성한 투수들은 곧바로 이상군 코치의 펑고를 받았다.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10개씩 받아야 한다. 투수 조영우는 "살려주세요"라며 우는소리를 하다가도 "제가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멋진 다이빙 캐치도 여러 차례 선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같은 시간 실내구장에서는 김태균과 권용관이 타격 훈련에 한창이었다.
끝난 게 아니다. 일정표 상으로는 오후 6시부터 석식 시간이지만 김태균과 정근우, 김경언, 추승우 등은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시영구장에서 추가 타격 훈련에 돌입한다. 석식이 끝나면 오후 7시부터는 야간훈련이다. 투수조는 쉐도우피칭과 수중 손목운동 1,500회를 실시한다. 그리고 나서야 하루가 끝난다. 다음날도 아침 6시 30분 기상 후 같은 일과를 반복한다. 괜히 지옥훈련이 아니다.
지난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한화는 올해를 도약의 해로 삼았다. 김 감독은 물론 외부 FA 송은범과 배영수, 권혁까지 영입해 마운드를 강화했다. 내부 FA 김경언도 잔류시켰다. 김 감독은 출국 직전 "이제는 연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기쁘다. 팀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휴식기로 흐름이 끊겼다. 훈련은 양보다 질이다. 수비 강화가 최우선이다. 모두 우승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든 훈련 속에서도 선수들의 눈빛은 이글이글 불타올랐다. 도약에 대한 의지가 그대로 전해졌다.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첫 번째 사진), 타격훈련이 끝난 메인구장에 공이 수북이 쌓여 있다. 사진 = 일본 고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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