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멜버른 안경남 기자] ‘손날두’ 손흥민(23·레버쿠젠)은 연장 종료직전 차두리(35·서울)의 도움을 받아 쐐기골을 터트린 뒤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손흥민은 쥐가 날 때까지 오직 ‘골’만을 생각했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서 멀티골을 터트린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누르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 한국은 오는 26일 이란-이라크 승자와 시드니에서 대회 결승 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친다.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모두의 기대가 현실이 된 순간이다. 손흥민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나와 “골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혼자 2골을 기록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100% 몸 상태는 아니었다. 조별리그서 감기로 고생한 손흥민은 체중 감소로 인한 컨디션 저하를 겪었다. 급하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회복에 나섰지만 짧은 시간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분명 우리가 알던 손날두의 모습은 아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은 아팠기 때문에 몸 상태가 100%까지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120분을 풀타임 소화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손흥민은 승부욕이 강한 선수로 유명하다. 2011년 카타르 대회 준결승서 일본에 패하자 손흥민은 대성통곡했다. 또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탈락한 순간 어린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울보’ 손흥민이란 별명도 이때 생겼다.
그래서 손흥민은 누구보다 이기고 싶다. 대회 시작 후 손흥민은 기자회견 때 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 바로 ‘우승’이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도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곳에 우승하러 왔다. 놀러 온 것이 아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는 경기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손흥민은 경기장 뛰고, 뛰고, 또 뛰었다. 체력적으로 바닥난 상황에서도 차두리의 크로스를 받은 뒤 골을 넣기 위해 왼발 슛에 모든 힘을 다 쏟았다. 순간적으로 쥐가 날 정도였다. 손흥민은 경기 후 “100%가 아니라 걱정했다. 몸이 잘 버텨줘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