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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밴드 엠씨더맥스 보컬 이수의 MBC '나는 가수다3' 하차 사태에서 MBC는 두 번의 '갑질'을 했다. 시청자에게 한 번, 이수에게 한 번이다.
여론을 의식해 하차시킨 거라면 애당초 비판 여론이 처음 제기됐을 때 섭외하지 말았어야 했다. MBC의 결정은 늦었고, 일방적이었다.
비판 여론은 이수, 린 동반 출연설이 보도됐을 때 처음 불거졌다. 과거 성매매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출연자는 부적절하단 지적이었다. 하지만 MBC는 시청자들을 무시하고 이수의 섭외를 강행했다. 출연이 확정되자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그럼에도 MBC는 또 아랑곳 않고 이수를 기자간담회에 참석시키고 녹화도 정상 진행했다.
하지만 MBC는 돌연 녹화 하루 만에 이수의 하차를 발표했다.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했다"는 이유였다. 왜 섭외 전이나 녹화 전에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았단 말인가. MBC가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갑질' 한 셈이다. 방송의 주인은 시청자 아니었던가.
녹화 전에는 비판 여론을 몰랐던 거라면 더 심각하다. 문제 될 소지를 전혀 파악 못한 무능력의 인정이자,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아 생긴 불통의 결과다.
하차 통보도 마찬가지다. 이수의 하차는 담당 PD 결정이 아니라 MBC '윗선'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알려졌다. 이수 측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고, 보도자료를 배포해 또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렸다. 막강한 섭외 권한을 지닌 방송사가 하루아침에 출연을 뒤집어버린 전형적인 '갑질' 횡포였다.
MBC의 일방적 하차 통보는 일종의 공포감도 준다. 방송사가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협의 없이 출연자를 프로그램에서 퇴출시켜 버릴 수 있다는 권력을 자랑한 것 아닌가. 과거에도 MBC는 낮은 시청률을 이유로 한 시트콤을 극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폐지시켜 논란을 일으키고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갑질' 횡포다.
'나는 가수다3'가 방송 시작도 하기 전에 휘청거리고 있다. 가수들의 좋은 무대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허탈하고, 6년 만에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무대에 올라 노래 부른 이수는 허망할 뿐이다. MBC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책이 시급하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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