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희망과 기대를 안고 출범한 프로농구 D리그.
21일 상무의 우승으로 1차리그가 끝났다. 26일부터 곧바로 2차리그가 시작한다. 1차리그 우승팀 상무는 전역자 대거 발생으로 2차리그에 불참한다. 대신 기존 SK 오리온스 전자랜드 삼성 KCC 연합팀(동부 모비스 KGC kt)은 그대로 참가한다. 1차리그는 정규리그 12경기에 단판 플레이오프와 3전2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렀다. 그러나 2차리그는 팀당 한 차례 맞대결(5경기)을 펼친 결과로 최후의 우승팀을 정한다.
아직까지 불완전하다. 갑작스럽게 런칭한 대회.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하지만, 취지 자체는 신선하다. 기존 윈터리그의 약점을 보완한 리그가 D리그. 앞으로 잘 키워내면 한국농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침체된 한국농구의 부활 포인트를 D리그서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많다.
▲몇 가지 순기능
기존 원터리그는 1군과 2군의 경계가 확실했다. 2군을 따로 구축 및 운영할 준비가 되지 않은 팀은 참가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D리그는 결국 1,2군 시스템이면서도 세부적 강점을 극대화했다. 일단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모든 국내선수가 참가할 수 있다. 경기 시작 20분전까지 최소 7명의 엔트리만 채우면 된다.
D리그에 나서면서 정규시즌 경기 소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 그렇게 하는 팀은 그리 많지 않지만, 이대성(모비스) 조성민(kt) 김도수(오리온스) 등 각 팀 주요 전력 중 부상자들은 승패 부담이 없는 D리그서 기량을 점검하고, 본 무대에 투입되는 선순환 효과를 낳았다. 또 그리 많은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일부 팀들은 D리그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을 1군서 활용하기도 했다. 원터리그 시절엔 불가능했던 얘기. 이런 시스템이 정착되면 1차적으로 팀 전력을 자연스럽게 강화시킬 수 있다.
감독들은 장래성이 있지만, 성적 부담이 큰 정규리그서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 투입이 쉽지 않았다. 실전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망주들을 D리그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김만종(오리온스) 등 최근 신인드래프트 하위순위 지명자들 중 일부는 D리그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물론 실제로 1군에 안착하는 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지도자들은 D리그를 통해 평소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을 체크하는 효과가 쏠쏠했다. 또한, 신인 지도자들의 등용문 역할도 했다. 오리온스 조상현 코치는 “나도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정말 좋은 기회”라고 했다. 결국 D리그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한국농구 저변 자체가 넓어진다는 의미가 있다.
▲보완점
보완해야 할 점은 많다. 우선 대회 런칭 자체가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작년 가을 신인드래프트서 뽑혀도 될 정도의 선수가 뽑히지 않은 케이스가 있었다. 구단들 입장에선 당시만 해도 D리그 출범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 또, 대회 장소, 일정 확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KBL 관계자는 “오리온스의 도움이 정말 컸다. 오리온스가 아니었다면 대회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D리그는 대부분 고양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2차리그 역시 마찬가지. 급하게 일정이 잡히면서 대관 문제로 다양한 지역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고양은 많은 팬이 찾기 쉬운 장소는 아니다. 오리온스 역시 정해진 훈련시간을 조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구단 예산과 비용 문제로 D리그 지방 개최는 쉽지 않겠지만, 경기 수도권으로 개최 지역을 넓힐 필요는 있다.
일정도 되도록 특정 팀이 같은 날에 D리그와 정규시즌을 치르지 않게 하는 게 좋다. 상대적으로 선수 숫자가 부족한 팀은 D리그 최소 엔트리를 겨우 채웠고, 일부 선수는 저녁 정규시즌 경기까지 소화했다. 또 일부 선수 숫자가 적은 팀은 불참하거나 어쩔 수 없이 연합팀을 구성했다. KBL은 “최대한 많은 팀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윈터리그 역시 차츰 참가팀이 줄어들면서 폐지된 아픔이 있다.
외국인선수의 참가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구단관계자는 “시즌 중 대체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 팀의 경우 가승인 상태에서 D리그 경기력을 통해 최종 선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또, 평소 경기출전 시간이 적은 세컨드 외국인선수가 잠깐이라도 뛰면서 경기감각을 점검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D리그서 뛰는 유망주들 역시 프로에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외국인선수의 벽을 넘지 못하면 안 된다. 조금이라도 부딪혀 봐야 한다. KBL 관계자는 “2차리그가 끝난 뒤 D리그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라고 했다. 비 시즌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D리그 장면.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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