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멜버른 안경남 기자] 슈틸리케호 ‘캡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3단 변신’을 한 이유를 밝혔다.
기성용은 23일 오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툴라마린 공항에서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이 열리는 시드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은 오는 26일 이란-이라크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친다.
한국은 전날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20분 혈투 끝에 2-0 승리를 거뒀다. 주장 완장을 차고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이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한국의 4강을 이끌었다.
처음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이전 경기와 같이 박주호와 중원에서 발을 맞추며 경기를 조율했다. 안정된 볼 터치와 정확한 롱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던 후반 중반 이후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했다. 한국영이 박주호와 짝을 이뤘고 기성용은 원톱 아래서 득점 기회를 엿봤다.
하이라이트는 연장이었다. 기성용은 왼쪽 윙포워드로 이동했다. 기성용이 대회 시작 후 측면에서 뛴 건 우즈베키스탄전이 처음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윙포워드로 세운 건 나의 결정이 아니다. 기성용이 먼저 남태희가 중앙으로 오고 본인이 측면으로 빠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팀을 위해 본인이 낫다고 얘기를 해줬기 때문에 수용했다”고 말했다.
멜버른 공항에서 만난 기성용은 당시 측면으로 이동한 것은 보다 효율적인 공격을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남태희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때 더 위력적이다. 그래서 위치를 바??다. 또 상대 오른쪽 수비를 내가 피지컬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기성용의 선택은 탁월했다. 직접적인 도움이 되진 못했지만 기성용에서 시작된 변화는 한국이 연장전서 우즈베키스탄을 압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기성용은 측면에서 상당히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페널티박스 근처서 한 차례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우즈베키스탄 우측을 혼란시켰다. 기성용의 이동으로 김진수는 왼쪽 돌파에 더 큰 힘을 받게 됐고 결국에는 손흥민의 헤딩 결승골이 터졌다.
기성용은 이번 대회서 주장 완장을 차고 펄펄 날고 왔다. 계속된 풀타임 출전으로 지칠 법도 했지만 오히려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경기를 꿰뚫은 통찰력까지 창착했다. 기성용은 슈틸리케호의 진짜 만능키(KEY)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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