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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그야말로 촌극이다. 섭외 확정, 기자간담회, 녹화, 하차 그리고 유감 표명까지 단 44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MBC '나는 가수다3'(이하 '나가수3')에서 밴드 엠씨더맥스 보컬 이수가 하차한 사태를 두고 시청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의 여론을 제때 정확히 파악 못한 MBC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시간대로 정리했다.
▲ 1월 21일 낮 12시
이수의 '나가수3' 최종 합류 사실이 보도됐다. 첫 녹화 당일이었다. 당초 이수와 아내 린의 동반 출연설이 불거졌으나 린은 출연하지 않고 이수 홀로 출연하기로 했다. 이수의 소속사 뮤직앤뉴에 따르면 제작진과 출연을 두고 조심스럽게 논의해오다 녹화 하루 전 20일에 공식적으로 출연 제안 받았다.
▲ 1월 21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최종 리허설 직전 기다간담회가 열렸다. 이수가 다른 가수들과 정상 참석했다. 검정색 슈트 차림의 이수는 어두운 표정이었다. 간담회 내내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따금 목이 타는지 물을 마셨다. 출연 소감으로 "굉장히 오랜만의 방송이다. 긴장되지만 프로그램에 폐 안 끼치게 열심히 노래하겠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수3'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보다 다른 것에 포커스가 있지 않고, 가수들의 노래에 무게를 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노래로써 여러분을 만나는 것이 제게 가장 큰 정답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앉아 있기까지 걱정도 많이 하고 우려도 많이 한 걸로 안다. 다른 어떤, '잘하겠다'는 말씀보다는 시청자 분들이나 청중평가단 분들에게 그저 노래는 노래로써 들릴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
▲ 1월 21일 오후 7시 30분
'나가수3' 첫 녹화가 시작됐다. 이수의 순서는 여섯 번째였다. 선곡은 '잠시만 안녕'. 2002년 발표한 엠씨더맥스의 히트곡이다. 6년 만의 지상파 방송인 이수는 긴장 속에 열창했고 몇몇 관객들은 이수의 노래에 눈시울을 붉혔다. 청중평가단이 가수들의 무대를 모두 보고 투표했고, 그렇게 녹화는 정상적으로 마쳤다.
▲ 1월 22일 오전 11시
MBC가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 '나가수3'에 출연 예정이던 이수를 출연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해 발표했다. MBC는 "프로그램을 아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바라며, 늘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1월 22일 낮 12시
이수 측은 "보도를 접하고 알았다. 매니지먼트 담당자들까지 전부 다 몰랐다"며 당황해했다.
이수 측은 제작진에 긴급하게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제작진은 이수 측에 "기사가 보도된 당시 '나가수3'의 제작진에게도 공유되지 않았던 터라 미리 상의할 수 없었다. 어렵게 출연을 결정해줬는데 미안하게도 내부적인 사정상 불가항력적으로 하차가 결정되었다"고 했다.
▲ 1월 22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제24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이수의 아내 린이 OST 부문을 수상했다. "기쁘고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말한 뒤 린이 갑자기 눈물 흘렸다. 남편 이수의 최근 사태에 따른 안타까운 심경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 1월 23일 오전 8시
이수의 소속사 뮤직앤뉴가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유감을 표했다.
"녹화까지 모두 완료된 상황에서 해당 소속사는 물론 출연자 본인과도 어떠한 상의 없이 공식적인 하차 통보가 아닌 일방적인 기사 배포로 하차를 전달받은 점에 대해 당사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이수의 방송 활동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여기는 대중들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비록 '나가수3' 출연이 아쉽게도 무산되었지만, 향후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뮤직앤뉴는 아티스트가 본연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제공-KBS joy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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