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호주 시드니 안경남 기자] '차미네이터' 차두리(35,서울)의 스피드는 상대에게 골칫거리다. 특히 상대가 지친 후반에는 더 치명적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가 지난 22일 치른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서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손흥민(레버쿠젠)의 쐐기골을 도우며 한국의 4강을 견인했다. 불과 몇개월 전만 하더라도 마이크를 잡고 브라질월드컵 해설에 나섰던 차두리는 자신의 은퇴 무대인 아시안컵에서 차원이 다른 플레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과의 첫 경기서 차두리 대신 김창수를 선발로 선택했다. 앞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전서 김창수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초반 김창수가 뜻밖의 부상을 당하면서 생각보다 빨리 차두리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오만전서 워밍업을 마친 차두리는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1-0이든 4-0이든 승점 3점이 중요하다"며 팀을 강조했다. 그리고는 남태희 결승골을 이끈 도움으로 한국에 승점 3점을 선물했다. 당시에도 차두리는 순간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올렸다. 조별리그 최고의 오른쪽 풀백은 차두리의 몫이었다.
호주전을 건너 뛰고 체력을 비축한 차두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재현했다. 후반에 투입된 차두리는 힘이 넘쳤다. 이미 체력적으로 지친 데니소프는 차두리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차두리는 경기 후 "나는 후반에 들어와 힘이 남아 있었고 상대는 힘들어 보였다. 이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 내내 한 발 물러나 뒤에서 후배들을 서포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취재진의 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하며 자신에게 집중되는 스포트라이트마저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180도 달라진다.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누구보다 힘이 넘친다. 과거의 차두리는 자신의 스피드를 주체하지 못하는 레이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를 읽고 템포를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힘을 쓸 때와 아낄 때를 구분한다. 35살 차두리가 더 무서운 이유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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